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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아노쌤 May 13. 2024

오장칠부


인간의 몸  오장 육부는 한의학에서 인간의 내장 전체를 통칭하는 말이다. 오장은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을 가리키며, 육부는 담낭, 위, 소장, 대장, 방광, 삼초를 말한다. 이들 장기는 음양오행 사상에 따라 각자의 고유한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생뚱맞게 오장 육부가 웬 말이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새로운 장기가 하나 빠져있다. 문명의 이기인 핸드폰을 오장 칠부에 넣어야 할 것 같다. 애 어른 할 것 없이 어지간하면 하나씩 가지고 있다. 우리 학원 아이들의 바라는 선물 1등이 아이폰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을 땐 좀 놀랍기도 했지만 시대의 흐름인가 보다 했다.


까만 다이얼 전화기에서 시작해 버튼식 전화기, 무전기 같은 카폰, 삐삐, 자동응답전화기, 유선에서 무선전화기로 발전하는 걸 지켜본 나는 세월이 얼마나 빠르게 흐르는지 실감하게 된다. 시골 동네 전화가 몇 대 없을 때는 이웃에서 전화를 빌려 사용하기도 했다. 참 고려 시대 이야기 같지만 그러했다. 대학 다닐 땐 다방에서 "ㅇㅇ씨 계십니까 카운트에 전화 왔어요. 손님 중에 ㅇㅇ씨 계시면 전화받으세요" 이런 멘트를 수시로 듣기로 했다. 그러했던 시절은 추억의 장면이 된지 오래다. 초등학교 1학년 아니 7살만 되어도 핸드폰을 들고 다닌다. 


스마트폰은 개인의 생활과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화 기능을 넘어 인터넷 검색, 소셜 미디어, 게임, 쇼핑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하니 이젠 뗄래야 뗄 수 없는 오장 칠부라 불러도 될 것이다. 집 밖을 나갈 때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스마트폰이 된지 오래다. 혹시 분실했다 하면 큰일인 양 걱정을 한다. 개인 정보와 기록들이 모두 저장된 까닭이다. 이러다 스마트폰이 작은 칩으로 나오지 않을까? 


머리에 아니 몸의 일부에 칩을 장착해 인간의 생각을 읽고 말하는 대로 착착 작동하는 뭐 그런 칩이 개발돼서 우리 몸에 심어지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아마 될 것 같은데...

영화적인 상상력이 현실화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마이너리 리포트는 미래 사회의 첨단 기술과 범죄 예방 시스템을 다루면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 그리고 정의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특히 다수결 원칙에 의해 결정되는 정의가 과연 정의로운지,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어떻게 보장되어야 하는지 등을 탐구한다.


영화의 한 장면이 아직도 충격적으로 와닿은 건 투명한 특수장갑을 끼고 컴퓨터 화면을 검색을 하고 조작하는 장면이다. 홀로그램으로 식으로 구현되는 되는 그 순간은 마치 물아일체 된 듯 몰입을 하게 되었다. 아직도 순에 선~한 장면이고 잊히지 않는 장면이다. 그 장면 하나로 나름 충격과 그럴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핸드폰을 굳이 조작하지 않아도 되는 형태로 발전할 것 같은 영화적인 상상력을 꿈꾼 영화이기도 하다.


오장 칠부가 되어가는 중인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일상 깊숙이 침투한 건 부인할 수 없다. 주먹이면 핸드폰을 잘 보지 않으려 한다. 몸에서 너무 밀착된 생활을 하다 보니 중독이 되는 것 같아서다. 필요에 의해 시작된 스마트폰 생활이 이젠 되려 지배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다. 어질 적 핸드폰이 없었을 때 사람과의 소통이 더 원활하고 친구들이랑 어울림이 더 추억에 남았다. 스마트폰이 사람과의 친밀함을 대신하고 혼자 놀기의 달인들을 양성시키는 주원인이라 여겨지는 건 지나친 우려일까? 


사회의 한쪽에서는 디지털 불평등으로 사회적 격차를 우려하고, 한쪽에서는 기술발전이 인간관계에 어던 영향을 줄지 걱정이 많다. 노안인지 오랫동안 스마트폰에 빠져 눈이 침침해지는 경험은 나이 탓만은 아니다. 향후 어떻게 기술발전이 이뤄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사는 게 더 좋은 나는 스마트폰에게 뺏기 난 시간이 염려스러울 때가 있다. 나 자신도 그러하다. 운동 대신 스마트폰이 편하고 친구들 만날 때도 영상통화도 대신할 때가 있다. 


점점 오장칠부화되어가는 스마트폰... 언젠가 내 몸 어딘가에 심겨질까?

괜한 염려를 해본다



#오장칠부 #스마트폰 #글쓰는피아노쌤 #매일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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