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지 Sep 26. 2017

비행사고

비행기가 추락하는 꿈을 꿨습니다.

나는 웬일인지 편안한 마음으로 기내에 누워있었고
곁에는 아끼는 이들이 몇몇 있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추락이 시작되고
창 밖의 풍경은 빠르게 기울어
기내는 미친 듯 흔들리고
내 몸은 옆 사람의 옷깃을 잡을 새도 없이 떠올랐습니다.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 아니 아주 느리게 흐르는 듯
눈 앞의 아비규환이 태엽인형처럼 움직이고
심장 부근이 점점 눌리더니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죽음이란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나의 결말을 맞이하고
눈을 뜨니 내 방이었습니다.
나는 미래에서 돌아온 걸까요.
죽음에서 건져진 것일까요.

한 번의 기회를 더 받았다는 안도보다는
생을 걸고서라도
돌이키고픈 순간들이 몇몇 떠오르는 아침이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제주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