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일상을 바라본다면, 마욜린 판 헤임스트라
우주를 머리 속에 그려보라고 하면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인간이 달에 첫 발을 딛은 1969년 아폴론 11호를
지금 20~30대는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좀 더 관심이 있다면 리처드 브랜슨)가
떠오를 수도 있고 어린 아이들은 달에 사는 토끼를 머리 속에 그릴 수도 있을 것이다.
주식투자에 관심이 있으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정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유인우주선이 달에 착륙한 1969년 아폴론은
90년대 초까지 이어온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국력과시 수단이었고
각 국가의 정치적 허영심이 결과물이다.
이제 민간인, 상업의 시대가 우주를 지배하고 있고
백인, 미국, 남성 중심으로 대표되는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는 기업의 돈벌이, 자원이 주 관심사항일 것이고
식민지적 사고방식은 가능한 속히 화성으로 가는 데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이다.
우주는 지금까지
달에 깃발을 꽂는 행위, 지구 밖에서 영향력을 과시하는 행위로 보는 각국의 정치적 허영심
달에서 수소와 산소를 채취하려는 기업들의 탐욕스러운 손아귀에 인류의 공동 유산인 달을
너무도 쉽게 그들에게 넘겨주고 있고
우리는 자유방임주의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제 달, 화성, 우주는 우리의 인류의 공동 유산, 지분, 꿈이 아닌
백인 중심, 남성 중심, 미국 중심으로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리처드 브랜슨로
대표되고 상징되는 곳이 되어 버렸다.
민간 우주 기관이 인간을 궤도로 보낸 것에 대해 우주 여행의 민주화, 정부가 우주 여행을 독점하지 못하게 되었고 일론 머스크를 현대판 우주 남작 또느 신화속 인물로 묘사하기도 한다.
일론 머스크로 대표되는 몇 명의 억만장자가 정부의 독점을 깨뜨렸다고 해서 갑자기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우주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제
우주가 누구의 것이지, 우주 풍경에 가격표를 붙이는 것이 가져올 결과는 무엇인지
지구 궤도에 빈틈없이 매워진 우주 쓰레기는 누구의 것이며 그리고 우주 경제의 급속한 팽창에 가져올 결과가
인류의 공동 번영에 어떤 의미일지 고민해 봐야한다.
책은 우주의 이야기 보다 우주에서 바라보는 하나의 지구, 지구에 대한 정서적 친밀감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2가지.
미국 작가 프랭크 화이트가 만든 용어인 "조망효과" (the overview effect)와 우주론적 인식이다.
조망효과의 사전적 의미는 높은 곳이나 시야가 확트인 곳에서 전체를 바라볼 때 느껴지는
가치관의 변화를 말한다.
책에서 조망효과는 우주비행사의 태도에서 시작한다.
거의 모든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지구 활동가가 된다는 것.
머난먼 곳에서 지구를 본 경험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고
달을 발견하러 갔다가 지구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우주에서 보면 내 집이나 내 나라 같은건 생각이 나지 않고 보이는건 하나의 지구 뿐이었다고.
지구와 우주 사이의 어마어마한 물리적 거리가 바로 지구에 대한 정서적 친밀감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어떤 대상으로부터 거리가 상당 수준 멀어지면 그 대상을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보게되고
결국 거리를 둘 수록 가까워 진다는 사실이다.
작가는 우리는 모두 지구라는 우주선을 탄 우주 비행사인데
분열된 공동체, 정치적 경제적 양극화의 시대에 살고 있고
지구의 전체 모습을 보지 못하고 지구를 학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우주론적 인식은 우리가
상황을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때 뒤따르는 것은 바로 가벼움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우주론적 인식은 우리가 얼마나 작고 운 좋은 존재인지를 일깨워 준다고 한다.
하찮은 존재이지만이 아니라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도 보여 준다.
그리고 연결. 우리가 확실히 아는 사실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
서두르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무것도 보거나 듣지 못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때는
다른 사람에 대해,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가 생긴다.
말하자면 넓게 볼 수 있게 된다는 것.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이 분열의 시대가 작은 지구에서 모두 연결된 세상에서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 작가는 조망효과와 우주론적 인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우주를 대해는 태도는 정복, 특정 인물의 신화, 경제적 관점에서의 자원 착취
그리고 식민지화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보다 더 멀리 여행하되 새로운 통찰을 얻어서 돌아오고 싶은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지식을 향한 욕망에 이끌린다.
그리고 짐작건데 우주는 가장 위대한 미스터리일 테니
지식을 향한 욕망이 우리를 우주로 이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1957년 스푸트니크 발사를 언급하며
"인간의 조건" 서문에서 현대세계의 복잡성에 대해 이야기 했던
우리는 갖가지 중대한 일을 과학자, 공학자, 정치인에게 맡기고 있고
그 일들이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나,
인류가 우주정복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을지 여부는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와 우리의 언어 속에서
우주와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한 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소수의 억만 장자, 백인, 미국인이 아닌
인류 공동의 유산인 우주라는 관점에서 우리의 이야기와 언어속에서.
기억에 남는 말들을 추가로 이야기 하자면,
2장 우주비행사의 태도
우주비행사들에게 어떤 공통분모, 공통된 특성이 있을까를 관장에게 질문합니다.
첫번 째 대답은 "친절이요"라고 한다.
우주선처럼 좁은 공간에 몸을 구겨 넣고 타인과 함께 지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서로를 향한 친절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3장 치료로서의 지구 관찰
지구, 우리가 태어난 곳, 우리의 번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으로 제공하는 곳.
인간은 생태계의 파괴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밤을 밝히는 존재이기도 한다.
조망 효과가 일어나려면 경외감이 필요해요.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경험은 산이나 숲에서 숨 막히는 풍경을 마주하는 경험과 비슷하죠.
하지만 도시에서는 우리 자신보다 거대한 무언가가 별로 없으니까요
4장 별 없이 항해하는 우주 여행자
읽어버린 밤을 찾아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을 때 입이 떡 벌어지려면 적어도 450개이 별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천문관에 온 듯한 느낌을 받으려면
어떤 임계점을 넘어야 합니다.
모든 빛나는 별 하나하나에는 보이지 않는 별 아홉 개가 있다.
조명이 많은 나라
인공적인 밤하늘 밝기가 그리는 새로운 세계 지도
우리는 남한과 북한의 인공적인 밤하늘을 보여주며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고는 했다.
오염된 하늘.
자연적인 밤하늘의 빛을 빠른 속도로 잃고 있다.
5. 빛과 밤
시간생물학자, 신체의 생체 시계가 교란되면 종양이 더 이른 시기에 발생, 더 빨리 커진다.
시간생물학자들은 우리가 자연적인 리듬에 따라 살 경우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보다 빛이 적은 어둠 속에서 살 경우
빛이 많을수록 볼 수 있는 것이 줄어들죠.
자연과 밤의 의미, 모든 감각을 자극하고 속도를 늦추게 만들고 귀를 열게 만드는 그림자의 세계
어둠은 치유의 시간
밤이 있기에 지구가 쉴 수 있습니다.
밤이 있기에 우리는 시공간 너머로 영혼을 보낼 수 있고 우리가 다른 세계로,
과거와 미래의 다른 시간으로 건너갈 수 있는 것도 밤 덕분
우리는 LED 조명의 경우 광원이 집중되어 있어 빛이 잘 분산되지 않으니 좋은 해결책이라 생각했지만
LED 조명이 헐값이라는 이유로 더 많은 LED 조명을 설치한 것 뿐,
조명을 끄게 만들 만한 경제적인 유인이 없다.
별자리는 인류가 가진 가장 오래된 전설을 상장
인간의 크기는 신체의 키가 아니라 시야의 범위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나는 내가 볼 수 있는 것만큼 크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재산은 보는 것, 그래서 우리는 가난하다.
7. 지구의 비밀스러운 호흡
우주적 공감, 공감이란 우리가 다른 사람, 자연, 우주 전체와 함께 느끼는 감정
공감은 함께 느끼고 함께 경험한다는 뜻은 그리스에서 유래한 단어
우주에서 지구를 돌아본 우주 비행사들은 지구 생명체 간의 연결성에 경외감을 느꼈다.
10. 화성에서의 일몰
우주로 진출한 우리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우주를 동경하지 않는다.
가난과 역경을 겪으면 말이 되는 것과 말이 안되는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
가난과 역경이 사람을 젊게 만든다.
가로등 빛 아래 창밖 나무들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 초록빛을 띠고 있는지가 눈에 들어온다.
14. 드윙글루 은하
재야생화, 자기모순적이라는 생각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야생은 머리 위의 저 높디높은 하늘 뿐
예상치 못한 것을 볼 수 있으려면 일종의 경각심을
즉 불규칙성을 포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선을 길러야 한다.
실천은 어렵지만 그렇다면 꺼꾸로 생각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평범한 것을 낯설게 만들고 아는 것을 모르는 것으로 만들어 보라고.
새로운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
18. 불침번
감각, 썩은 나뭇잎 냄새가 낮보다 훨씬 강렬하고 미미한 소리에서 몸이 소스라친다.
어둠이 우리더러 천천히 가라고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