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집착하는 물건이 있다. 일을 하거나 그렇지 않을 때 반드시 곁에 두어야 하는 물건 말이다. 핸드폰만큼이나 애착인형 같은 블루투스 이어폰이 나에겐 분신이다. 아이를 등원시키자마자 이어폰을 목에 걸고 핸드폰에 연결시킨다.
매장에는 그날 기분에 따라 재즈가 흘러나오는데 허전함에 전화벨이 울리지 않아도 귀에 꽂고 유튜브 교육콘텐츠 듣거나 그마저도 질리면 친구와 수다 떨며 계량을 하곤 했다. 그 습관이 몇 년을 자리 잡게 되니 블루투스가 없으면 불안하기 시작했다. 매장에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끙끙거리다 결국 동생에게 이어폰을 빌려서라도 끼고 있었다.
한 번에 두 가지를 잘할 턱이 있나 그렇게 무너진 집중력은 뭘 하든 자꾸 핸드폰에 터치해서 확인하거나 책 읽기를 하다 말다 릴스를 보다 공부한다고 책을 봤다 일어났다. 정신이 사납게 눈과 귀를 어지럽히고 저녁이면 기운이 쪽 빠졌다. 더해져 쉴세 없이 울리는 카톡은 산너머 산이었다. 앱타임을 걸어놔도 일하는 사람인치 폰을 하는 사람인지 각성해야겠다 싶어서 카카오톡 알림을 껐다.
카카오 톡 알림을 무음으로 했다. 여전히 내용이 뜨게 했더니 별반 다를 거 없이 보고 또 보았다. 다음은 화면에 알림 설정도 껐다.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았지만 아무렇지 않게 세상이 잘 돌아간다. 소통을 못하면 소외될 거 같았는데 사람들도 이해해 주었다.
사회복지 실습을 나가면서 블루투스 이어폰과도 작별을 고했다. 며칠은 시간이 날 때면 뭘 해야 할지 좌불안석이었는데 닷새가 지나니 언제 목에 걸고 다녔나 싶을 정도로 너무 편했다. 실습하면서 핸드폰을 만지거나 통화하는 게 눈치가 보여 덜 만지며 그냥 가만히 있는 연습이 도움이 되었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카페를 열고 더러워진 곳곳을 재즈와 함께 청소로 시작했다. 한바탕 정리가 끝나고 시원한 커피를 마셨다.
심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차 올를 땐 책을 잡고 읽었다. 읽다 보니 좋았다 슬펐다 분노하며 마음이 다스려졌는지 아니면 끝까지 읽고 체력을 소진해 마음을 외면 버렸는지 그건 나도 모르겠다. 블루투스이어폰과 카카오톡이 자리 잡았던 시간에서 진정한 나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여전히 하루가 일희일비 흔들리는 갈대이지만 이루고자 한다면 그만큼 노력하자로 돌아섰다.
적막한 고요함은 허기진 외로움이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는 숨 고르기쯤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