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오늘도 행복한 눈빛으로 여기저기 따라다닌다. 처음엔 어리니까 텐션이 끝이 없구나 강아지도 나이 들면 앉아서 고개만 돌리다 더 귀찮으면 눈만 굴리거나 자는 척 연기까지 한다고 들었다. 한겨울 추위에도 활어회 같이 팔딱팔딱 해피의 젊은 몸이 부럽다. 라테는 겨울이면 스키장에서 종일권 + 야간까지 구매해서 보드를 타고 다녔는데 지금은 발목이 드러나는 바지와 양말사이 바람이 스치는 것 마저 부르르 몸서리 쳐진다.
그냥, 좋다는 말
무조건(無條件)
아무 조건도 없음
이리저리 살피지 아니하고 덮어놓고
카페 앞에 누가 담배꽁초 한통을 버리고 가서 씩씩 거리며 도로 청소를 하다 눈이 마주쳤다. 매번 저렇게 아련하게 밖을 보는 거였다. 눈빛이 귀엽다. 사람들이 손짓하며 귀엽다고 하는 이유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멍한 거 같고 표정이 어쩜 한결같은지 사진이 ai처럼 똑같냐 다른 표정 지어보세요. 하나 둘 셋 치즈~~~~ 외치면 따라 하지 않는다. 간식도 아닌데 냄새를 맡겠다고 코를 벌름벌름 킁킁 거린다.
한바탕 청소 후 한숨 돌리려고 앉아서 커피 한잔 마시고 있으니 다가온다. 수고했다 다가오는 충성심이 좋구나가 아니라 운동화 끈을 질겅질겅 씹어 준다. 유치가 안 빠져서 간지러워 그렇다고 알려주지 않았다면 버릇없는 입질인 줄 알고 혼낼 뻔했다. 다행인 건 가구는 먹지 않는다. 아마 가구마저 다 물어뜯어 놨다면 진즉 출입금지 당했을 텐데 아직도 유유히 다니는 건 적당한 얌전함과 눈치라고 해야겠다.
간지러운 이빨을 위해 작은 개껌을 사줬는다. 껌이라 함은 단물 쪽 빠질 때까지 오래 씹어야 할 텐데 그냥 순삭이다. 잘근잘근 꿀꺽 간지러움 해소는 고사하고 냠냠 꿀꺽 반복된다. 요정도 소형견은 하루 종일 씹는다는데 예외가 여기 있구나 당장 다이소에 달려가서 다른 껌을 사 왔다.
중형이 없어서 대형을 사 왔는데 뻥 좀 보태서 내 팔뚝만 하다. 크기에 놀라긴 했지만 해피가 너무 좋아한다. 그래 한 일주일 먹을 사이즈구나 흐뭇한 착각이었다. 정말 반나절 만에 1/3으로 줄어들었다. 초반에 내가 빼앗을까 봐 어찌나 경계하는지 진심으로 전 사양할게요 해피씨 많이 드세요.
먹는 건 사랑입니다
먹는 것에 진심인 편이라 개껌을 이틀 만에 소멸시켰다. 해피에게 들어온 응원금으로 육포랑, 치즈를 사 왔다. 폭풍 성장할까 봐 적당히 줄 때마다 늘 아쉽다는 표정이다. 눈에서 나오는 광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ai눈빛은 사라지고 생기가 돈다. 더 줘라 해가 떨어질 때까지 먹고 싶다 집사야!! 봉지소리가 세상 제일 기쁜 소리다.
미친 듯이 막 끌릴 뿐야
먹는 건 만큼 사람을 유난히 좋아한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고 하기엔 너무 과하다. 가족 같은 친근함을 느끼고 싶다면 해피에게 오세요. 세상 밝게 맞이하고 날름날름 해드릴게요. 카페에 오는 어른이건 아이들 가리지 않고 만나기만 하면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고 핥고 사람들이 이뻐라 하니까 점점 과하다.
본능적으로 느껴졌어 넌 나의 사람이 된다는 걸 처음 널 바라봤던 순간 찰나의 전율을 잊지 못해
좋은 사람인진 모르겠어 미친 듯이 막 끌릴 뿐야 섣부른 판단일지라도 왠지 사랑일 것만 같아
내가 택했던 그녀를 난 믿겠어.
< 본능적으로>
꼬마인간들에게 해피가 쓰담쓰담 역공을 당했다. 매번 오두방정 육방정 떨면서 꼬리 흔들며 좋아하다 반대로 아이들이 좋아서 만지고 어화 둥둥둥 해피혼이 쏙 빠진다. 이 손길은 마약 같아서 한번 느끼면 끊을 수 없다. 매번 새로운 사람이 올 때면 해피는 달려가 안길 것이다. 늘 처음 같은 반가움으로 행복을 전한다.
내일부터 추워진데요.
감기 조심하세요!! 건강하게 다음 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