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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이 Jul 14. 2023

솜사탕은 언제나 좋아

 하얀색, 파란색, 노란색, 보라색, 분홍색 등으로 다양한 색을 가지고 구름처럼 폭신하고 입안에 넣자 맞아 사르르 녹아 없어진다. 너무 맛있어서 아껴서 먹고 싶어 조금씩 손으로 떼어먹지만 침묻은 손으로 떼어먹으면  떼어낸 자국이 그대로 녹아서 나타나게 된다. 빨리 많이 먹고 싶지만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워서 조금씩 조금씩 먹다 보면 어느새 형체를 알아볼 수 없고 앙상한 나무젓가락에 묻어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게 된다


'언제 다 먹었지?'


누가 와서 빼앗아 먹은 것도 아닌데 누가 다 먹은 거야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바로 솜사탕이다.




 어릴 때는 솜사탕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흔히 있지 않았다.  놀이동산 안에서 팔 거나, 학교 운동회날, 소풍 가는 날에나 학교 앞에서 솜사탕을 파시는 분이 나타나게 되면 그날에나 솜사탕을 구경할 수 있었다. 솜사탕을 처음 봤을 때 어떻게 저렇게 생겼을 까 너무 궁금했다. 솜사탕기계에 하얀 설탕을 몇 숟갈 넣고, 색소 가루 조금 넣고, 시간이 지나면 솜사탕기계에 나무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면 하얀 거미줄 같은 것이 끊임없이 나와서 휘휘 저으면 어느새 크게 분 풍선크기가 되면 하나 완성이다. 색깔은 본인이 정할 수도 있어서 더욱 신기하게 다양한 색을 가진 커다란 솜사탕을 받을 수 있죠 내 얼굴보다 큰 솜사탕을 받아 들고 나면 너무 행복하다.

쉽게 먹을 수 없고 특별한 날에나 먹을 수 있었던 솜사탕이다.



 세월이 흘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니 솜사탕이 꼭 특별한 학교 행사가 아닌 날에도 학교 앞에서 파는 것을 보면서 반가우면서도 왠지 솜사탕 하면 특별한 날에 먹던 별미 간식의 의미가 사라진 것 같아 조금 마음이 씁쓸한 마음이 든다. 특별한 날에만 먹었던 추억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솜사탕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모든 어린이들이 좋아하고 신기한 간식거리이다. 모양이 더욱 다양해졌다. 크기가 커지면서 다양한 동물 얼굴 모양이 있고 디자인의 다양화를 이뤄져 있었다. 어른이 보기에도 신기하고 그럴싸하게 보였는데 아이들 눈에는 오죽 좋아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김없이 그 앞을 지나가는 나의 손을 잡고 아이는 지나갈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두 눈에 이미 솜사탕이 들어와 있었다. 아이의 호기심과 먹고 말겠다는 욕망의 이글거리는 눈빛과 말로 인하여 지나치지 못하고 아이의 손에 솜사탕을 들려주었다.

아이의 함박웃음과 더불어 행복한 미소가 지으며 솜사탕을 잘 보이게 들고 서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였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며 빨리 먹고 싶은데 참고 사진을 먼저 찍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요즘 애들은 다르네'라는 생각을 하며 사진을 찍어 주었다.

솜사탕이 맛있다며 처음에는 손으로 뜯어먹더니 어느 순간에는 입으로 먹어 보고 싶었는데 입으로 뜯어먹더니 입 주변에 솜사탕을 가득 묻히고 먹더니 솜사탕은 순식간에 앙상한 나무젓가락 모습만이 드러냈다.

그리고 이런 솜사탕을 사람이 아닌 로봇이 만들어주는 기계가 있는 것을 보았다. 시간은 사람이 만드는 것보다 조금 오래 걸리지만 언제든지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로봇이 커피도 타주고 쌀국수도 말아주는 주고, 그림도 그려주는 것을 보았지만 솜사탕도 만들어 주는 것을 보게 되다니 로봇이 점점 일상 속으로 들어온 것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 집에서도 해 먹을 수 있는 솜사탕 기계도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솜사탕을 전문으로 많이 만들어 보지 않았다면 솜사탕 만드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다. 이런 다양한 방식의 솜사탕을 만드는 방법이 존재하는 것은 솜사탕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양한 방식으로 솜사탕을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만들어지거나 상관없이 솜사탕은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으면서 구름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옛날 어릴 때 엄마가 운동회날 사주셔서 먹었던 때의 추억이 생각이 나면서 행복한 맛이 아닐까 한다. 기분이 별로였을 때 엄마가 사주셨던 달달한 솜사탕을 먹고 나니 나 빠던 기분이 사라졌던 그 맛으로 솜사탕을 찾게 되고 먹게 되는 것이다. 예쁜 모양의 커다란 솜사탕은 그저 설탕덩어리이지만 사탕과는 또 다른 느낌의 부드러운 사탕인 것이다. 점점 단맛이 싫어지는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맛을 선사하고 이빨이 썩는 것이 걱정인 아이에게는 솜사탕은 아이들에게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구름 같은 달콤한 존재인 것이다.


솜사탕은 남녀노소 누구나 보고 있기만 해도 좋아하고 맛을 보면 더 좋아하는 맛있는 간식이다. 누가 만들냐도, 어떤 모양으로 만드냐도, 어디서 먹느냐도 생각해 보면 모두 추억의 맛인 것 같다. 어른은 어릴 때 먹었던 맛이 생각나서 먹어보고 , 아이는 신기하고 새로운 맛으로 달콤한 맛을 맛보게 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솜사탕은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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