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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뛰어야 해?

행복을 찾아서

by 영이

"답답했던 마음이 너무나 평온해져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요"


달리면 뭐가 좋나요? 에 대한 답변들이었다.

화면 속에서 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람을 맞으며 달리고, 온몸에는 땀이 흐르고, 가쁨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얼굴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빨개진 얼굴로 쭈르륵 흘려 넘치는 땀범벅이 된 모습이 너무 힘들어 보였지만 진짜 즐거워 보였다.




어릴 때 뭐가 좋은지 모르게 친구들과 함께 뛰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뛰어서 좋은지 친구랑 놀아서

좋은 것인지 모르게 숨차게 뛰어놀면 기분이 좋았다. 점점 크면서 숨차게 뛰어 볼 기회와 시간은

없어졌다.

아이를 키우며 아이를 쫓아다니느라 좀 뛰어다니지만 오랜 시간은 아니다. 아이가 좀 크면 그렇게 뛸 일이 별로 없다.



점점 숨차게 뛰어본 적이 없다 보니 내가 저렇게 뛸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함이 앞서지만 나도 달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바람을 가르면 달리는 상쾌함을 느끼고 있는 나를 상상하며 움직이게 되었다.



우선 내성적인 나로서 이 사실을 가족들한테도 말하지 않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나서 집 근처 공원을

한번 돌아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뛰려니 조금만 뛰어도 숨이 턱턱 막혔다. 우선 뛰다 걷다를 반복하며 운동을 했다.

운동을 하고 나니 마음이 뿌듯해지면서 뭔가를 해낸 뿌듯함이 들었다. 때마침 집 근처에서 마라톤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얼른 신청을 했다.

앞으로 대회까지 남은 3달 열심히 하면 달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준비를 했다.

마음은 하프에 도전하고 이미 마라톤 선수지만 몸은 생각만큼 따라오지 못했다.

나는 5km 마라톤 부문에 도전을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2km만 쉬지 않고 달리자'라는 마음먹고 달렸다. 누군가에게는 겨우 2km로 뛰는 것으로 저렇게 힘들어할까 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안 뛰다가 뛰려니 힘들었다. 주 6일은 달리려고 노력했고 딱 2km만 뛰고 집에 갔다. 더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면 힘들어서 내일은 운동하기 싫으테니깐

그렇게 뛰다 보니 2km를 뛰어도 힘들지 않게 되면 1km씩 늘려나갔다.

어느 순간 되니 5km를 쉬지 않고 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대회날 5km를 쉬지 않고 뛰게 되었다.




나도 해냈다.



엄마도 해냈다.라고 아이들에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내 마음도 자신감이 생겼다.



누군가가 왜 달리냐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달리니깐 행복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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