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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Feb 24. 2024

소중한 친구가 된 조단이

EP 25

나의 부모님은 한 때 13마리의 고양이를 키우셨었다. 위의 고양이는 고향 집의 터줏대감 엄마고양이 '나비' 

조단이를 공항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조단이를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 맡겼던 때까지 나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반려묘와 일상을 공유했다. 내가 조단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단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 그 일 년 동안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조단이를 당시 살고 있던 아파트로 데리고 왔을 때 정말 뼈만 남아 있는 그 녀석을 보면서, 수의사 선생님이 나에게 해준 말이 생각났다. 

“지금 몸과 마음이 매우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아주 세심하게 잘 케어해 주어야 합니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활동하는 것도 아주 잘 지켜보셔야 해요.”


조단이는 영양실조였다. 원래의 주인이 여행을 가다가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 이후로 주인을 찾아 헤매다가 자신이 버려졌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걸렸을까? 그리고 그때 이후로 며칠인지 몇 달인지 모를 시간을 공항에서 보내며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구걸하며 목숨을 이어갔을 조단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 한편이 먹먹해진다.


나는 그렇게 조단이를 만났고, 집으로 데려와서 나의 동생으로 삼고 돌보기 시작했다. 아니, 처음에는 적어도 내가 조단이를 케어하고 돌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살이 붙고 건강해진 조단이는 이제 내가 퇴근할 때를 기다려 문 앞에 앉아 있다가 나를 반겨주곤 했다.


처음에는 고양이가 먹는 죽 같은 음식을 주로 먹이면서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을 죽에 섞어서 함께 먹도록 했는데, 우리 집에 올 때 한 손으로 들어도 거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던 조단이는 한 달 정도가 지나자 두 손으로 들어야 좀 가볍다고 느껴질 정도로 몸무게가 늘었고, 쏙 들어가 버린 두 볼도 이제는 누가 봐도 고양이라고 알아볼 정도로 통통해져 있었다. 


내가 그때까지는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고양이라는 동물은 정말 괘씸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동물이라는 사실을 계속 경험했다. 내가 조단이를 만났을 때가 2013년이었으니까 지금부터 약 11년 전의 이야기인데, 그때 나는 4년 차 영어강사로써 매우 바쁘게 살고 있었다. 아침 6시에 첫 수업을 시작했고, 저녁 9시에 마지막 수업을 마치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었다. 물론, 아침 수업은 3시간 밖에 없었고 오후 수업은 4시부터 시작했지만, 아침 6시 수업을 하려면 적어도 5시에는 일어나야 했기 때문에, 꽤 피곤한 삶이 이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조단이가 나의 삶에 일부분이 되고 난 후부터 내 삶은 꽤 재미있게 바뀌었다. 보통 일요일에는 수업이 없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지 않고 오전 늦게까지 잠을 자곤 했는데, 조단이는 일요일에 내가 새벽 5시에 일어나지 않으면 내 방의 문을 열고 들어와서 내 위에 올라탄 후에 앞발로 내 뺨을 사정없이 후려갈겼다. 처음에 나는 조단이가 내 뺨을 때린 줄 전혀 몰랐었다. 물론, 조단이가 내 배 위에 올라가 있었지만 나는 무언가 다른 물건이 내 얼굴 위에 떨어진 줄로만 알았다. 조단이가 슬슬 다가와서 앞발로 내 얼굴을 건드리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조단이는 내가 화장실에 들어가서 샤워기를 틀면 언제나 문 밖에서 냐옹거리면서 문을 앞발로 긁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고양이들은 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자신과 함께 사는 사람이 물을 사용하거나 목욕을 하거나 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가면 걱정을 하면서 구해주려고 냐옹거린다는 것이다.


조단이를 돌보게 되면서 고양이에 관한 여러 가지 지식을 알아보게 되었는데,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고양이들은 자신의 주인을 주인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함께 살면서 자신에게 먹을 것을 주는 사람으로만 이해한다고 한다. 그러나, 조단이는 거의 그렇지 않았다. 조단이는 마치 반려견처럼 나를 도와주었고, 내 삶 속에 큰 활력을 주는 존재가 되었다. 


내가 조단이와 함께 지내게 되면서 느낀 것은 신께서 우리 인간에게 반려 동물을 허락하신 이유는 바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 주시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 지구에 살아가는 존재들 중에서 오직 인간만이 자신을 위해서만 살아가고 있으며, 인간만이 개발을 목적으로 자연을 파괴한다.


조단이가 내 삶에 들어온 이후 나의 삶은 많이 바뀌었고 많은 행복을 경험했지만, 그런 행복은 오래가지는 못했다.



#반려묘

#고양이

#느낀점



Q: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주는 유익 중에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최고의 유익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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