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
고교 시절, 룸메이트는 인생 2회 차라도 되는 듯, 확고한 주관을 지니고 있었다. '노력도 재능이라' 단언하던 그의 모습은 여전히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그의 결연함과 단호함은 특히 조별 과제를 할 때 두드러졌다.
그의 철학은 단순 명료했다. "대안이 없으면 불평하지 마라."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감정적인 접근보다는 이성적인 접근을 취해 문제를 해결할 것.
과제를 할 때면 입에 달고 살던 말은 이러했다. "자, 봐봐. 대안이 있어?" "없잖아." "대안이 없으면 그건 그냥 불평, 불만이고 투정이며, 푸념인 거야." "있다고? 오케이." 박수를 치곤 " 들어보자. 좋으면 그걸로 가자고."
물론 롯데 야구를 응원하는 비이성적인 일처럼 감정의 영역이 지배하는 곳에서는 그 철학을 적용하기 여전히 어렵다. 부산 토박이에게 롯데에 대한 대안은 존재할 수 없어, 불평하고 불만을 품고, 투정 부리며 푸념을 내뱉지만, 대부분의 삶의 영역에서는 그의 말을 적용하려 노력한다.
이미 일어난 일에 불평하지 않을 것. 화를 내 고칠 수 있는 경우에만 화를 낼 것. 문제가 있다면 대안을 찾아 건설적으로 시정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