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의 비애

코스타리카 산호세

by 노마드

2023. 1. 1: Day 17,


늦게 일어났다.


몬테베르데행 버스는 여행에 대한 기대를 모조리 싣고 아침 일찍이도 떠나갔고, 나는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San Jose) 외곽의 알라후엘라(Alajuela)에 혼자 남았다.


당장 오늘이, 내일이 걱정이었다.


< 할 게 없다. >


구글 검색 결과, 가볼 만한 박물관이 여럿 나왔다.


다만 코스타리카에 와서 박물관은 아니지 않나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고, 호스텔에서 일하고 있는 루이스 역시 박물관에 돈을 낭비하는 건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충고했다.


라 사바나(La sabana) 공원은 공원이었고, 브라울리오 카리요(Braulio Carillo) 국립공원은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불가능했다. 마누엘 안토니오(Manuel Antonio) 국립공원은 차량으로 2시간 30분 거리에… 산호세로 분류되는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이후, 침대에 누워 잤다 다시 깼다를 반복했고, 해가 질 때까지 하릴없이 시간을 보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우울했다.


< 방을 옮겼다. >


호스텔 로비에 박혀 맥주 한 캔과 함께 시간을 죽이고 있던 내게 안쓰러웠는지, 루이스가 외출을 추천했고, 따라나섰다.


전날 밤 새해를 함께 축하했던 레나 역시 방에 박혀 무료히도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던 모양이었고, 저녁 8시 무렵 셋이서 밖으로 나섰다.


7시쯤 나가 확인한 바로는 근처에 영업을 하는 식당이 전무했기에, 식량 조달이 급선무였다.


그렇게 루이스의 차에 얹혀 (대우 차였다.) 월마트로 향해 장을 우선 봤다.


< 야경이라… >


이후 이름 모를 산 중턱에 올라, 산호세의 밤을 눈에 담았다.


하늘은 뿌옜고, 2023년 1월 1일, 새해의 첫 하루가 그렇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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