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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소리 Jun 27. 2023

한낮의 플렉스

소중한 사람

일, 운동 그리고 투자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과의 관계인 듯 싶다.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며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곧 관계를 만들고, 그것이 곧 자산이며 힘임을 이제는 안다.


내가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나를 저 너머로 인도하는 사람이라고 했던 아랍의 어느 작가의 말처럼 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자 했다.

개인의 발전이란 결국 진정 그 관계, 네트워크 속에서 나와야 지속될 수도 보다 높은 단계로 도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기를 굽다.


회사를 다니면서 점심시간에 고기를 구워 먹기는 참 쉽지 않다.

식사비를 차체 하더라도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먹은 티를 내는 것도 부담스럽다.

최근에 물가가 많이 올라서인지 회사 주변에 점심 한 끼가 보통 만원은 훌쩍 넘는다. 

평소에 나가서 먹는 귀찮니즘도 있을뿐더러 요즘은 산책 후에 먹는 점심의 즐거움도 느끼는 중이라 사내 식당을 가곤 하는데, 오늘은 아주 가까운 지인이 오셔서 함께 점심을 먹는 날이다. 

그분은 시간을 내어 내 회사 근처로 오시고 늘 맛있는 점심을 사주고 다시 회사로 복귀하신다.

내 입장에선 늘 고마운 분이다.


우리의 주요 이야깃거리는 회사, 투자 그리고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의 메뉴는 고기다.

점심이지만 고기를 구워 먹기로 했다. 엄밀히 말하면 식당의 직원 분이 구워주시는 고기를 건져 먹을 뿐이다.

둘인데, 누가 굽는단 말인가? 그래서 그런 식당을 예약하였다.

둘이 먹기에도 충분한 우대갈비와 삼겹살이 같이 있는 세트를 시켰다. 


식사를 하다 보니, 왠지 입안에 뭔가 큰 부족함이 느껴질 때, 때마침 좋은 제안을 주신다.

"맥주 한잔 할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좋다"라고 응수하며 라운딩 그늘집에서 처럼 맥사(맥주+사이다)를 하나씩 주문하여 섞는다. 

오후에 중요한 회의도, 급하게 처리할 것도 없다. 그런 생각에 '맥주 한잔 정도는 괜찮다'라고 스스로를 이해시키며 시원하게 한잔을 털어 넣는다.

 

식사 후에는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여 주변 공원을 걸으며 남은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오늘은 날이 더운 탓으로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항상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에 자신감이 넘칠 수 있겠다.


난 인생이 지도라고 생각했었다. 그것도 길이 나와있니 않은 그런 지도다. 희미하고 어렴풋한 선만이 나와 있는 그런 지도다. 그 선을 따라가면 짙어지고, 가지 않으면 이내 사라지고 만다. 굳은 선의 한 길을 따라가도 되고, 적당히 보이는 길을 여러 번 가도 상관없다. 내키는 대로 내가 그리는 지도말이다. 

다만 가만히 머물러 점이 되면 안 된다. 점으로 머물고 싶지 않다면 무엇이든 그려 나가야 한다. 길을 걷다 보면 장애물도 만나고, 때론 있던 길이 사라지기도 하며, 잘못된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괜찮다.

그럴 땐 잠시 쉬어 천천히 지도를 다시 살펴보면 될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걸 잊으면 안 된다. 애초에 내가 이곳을 가려했었는지는 꼭 다시 살펴봐야 한다.


그런 길 위에서 늘 소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것만으로도 항상 감사하다.  

언젠가 누가 내게 물었다. "일기를 왜 쓰세요?" 

"감사하려고요" 내가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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