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젤로 Nov 26. 2023

나와의 인터뷰

그냥 솔직하게

안녕하세요.  

오늘은 미국에서 1년간의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갓 들어오신 젤로님을 만나보려 합니다.

아이 둘 육아와 곧 앞두고 있는 복직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실 것 같은데요.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지내고 있는지 몇 가지 질문 나눠볼게요~




Q1) 곧 크리스마스입니다. 2023년의 마무리로 어떤 키워드를 잡고 싶으신가요? 

음.. '정리'입니다. 제가 가장 못하는 것도 정리. 잘하고 싶은 부분도 정리거든요.

저는 요즘 정리의 기로에 서있어요. 한국에 들어온 지 한 달 차이고 지난주 해외이삿짐이 도착해서 정리 중이에요. 예전보다 집은 좁아졌는데 아이들의 짐은 늘었으니 정리가 잘 될 수가 없죠. 쌓여있는 짐들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답니다. 버리고 버려도 티도 안 나요. 이제는 정말 물건들을 봐도 버릴게 별로 없는데 어쩌나 하는 고민에 빠졌어요. 깔끔한 집 만들기 과연 2023년 12월까지 가능할까요? 


집 정리뿐만 아니라 일에 대한 '마음정리'도 필요한 시점이에요. 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같은 원론적인 고민에 빠져있으면서도 일은 벌이는 성향인지라 분주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으면서 정말 나의 것은 찾지 못했다는 답답함에 갇혀있어요. 이젠 진짜 원하고 필요한 한 두 가지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Q2) 주변도 마음도 정리하는 게 참 어렵죠.. 그럼 어떤 곳에 선택과 집중을 하실 건가요? 

뻔하지만 지금은 1) 글쓰기 2) 체력 키우기 3) 영어공부예요. 

지난 1년의 시간 동안 나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어요. 그리고 행복했어요.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한국에 오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었습니다. 마냥 좋았던 그곳이 그립기도 하고 상실감 같은 감정도 느꼈던 것 같아요. 다시 일상을 살아내야 하지만 지난날의 소중했던 감성은 놓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걸 유지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 봤는데 글쓰기와 영어공부 더라고요. 그 시절을 기억하고 연결시킬 수 있는 두 가지예요. 



Q3) 짧다고도 할 수 있는 1년간의 생활에서 많은 걸 느끼셨나 봐요. 단단해지셨다고 했는데 단단하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표현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 정답처럼 무엇이 옳고 그름은 없으니 내가 생각한 최선의 길을 걷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겉모습, 척, 허세를 계속 걷어내고 있는 것이 저에게 있어서의 단단함입니다. 



Q4) 요즘 고민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 고민은 감성 찾기입니다. 무엇을 가장 그리워하고 있나 생각해 보았는데 미국집에서 느꼈던 감성이에요. 그 집과 공간이 주었던 감성이 분명 있었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한국집은 구축아파트에 인테리어를 취향 껏 하고 들어온 것도 아니라.. 감성을 느끼기가 많이 힘들어요. 그래도 이곳에서 나의 감성요소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먼저 짐정리부터 좀 하고요ㅋㅋㅋ 집을 뜯어고칠 상황이 아니니 예쁜 소품, 추억의 물건들을 눈 가는 곳에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두 번째 고민은 육아지요.. 엄마들의 육아, 교육고민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기관고민, 교육방향, 집에서 엄마가 해줘야 하는 부분들을 고민해요.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한 명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은 미안함도 매일 느낍니다. 누구나 하는 육아고민을 뻔하다 생각하지 말고 이 감정과 고민들도 기록해 놔야겠어요.


Q5) 이번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랑 그리고 사람입니다. 

저는 좋은 사람들 옆에서 좋은 에너지를 받아야 활기가 돋고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저의 장점인데. 제 마음속엔 사랑이 많은 것 같아요. 그냥 다 좋아요. 

남편도 아이들도 당연히 매 순간 예쁘고, 친구들, 이웃들, 살고 있는 집, 걷는 거리 모든 게 사랑스럽게 느껴져요. 어제는 남편과 이런 주제로 대화를 했는데 남편이 저에게 '너는 좋은 사람이야'라고 말해주었는데 남편이 인정해 준 것 같아 뿌듯했어요. 이제는 제가 느끼는 사랑을 더 많이 표현하고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속에 있는 사랑 한번 표현해 볼게요.





#읊기위한씀

매거진의 이전글 깨지는 게 아닌 단단해지는 중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