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비야의 미니멀리스트다. 그렇게 살아보겠다고 마음먹었고, 내 방에 있던 물건들을 팔고, 나누고, 버리기도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내 방엔 백 개가 넘는 물건들이 있다. 아마 한국에 있는 내 방엔 이천 개가 넘는 물건들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천 개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요즘 푹 빠져 있는 미니멀리스트 유목민 작가님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이 고작 40개 남짓이라고 했다. 작가님의 삶을 보면 신기하고, 소개되는 다른 미니멀리스트들의 집을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온다. 보다 보면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미니멀리스트들도 있다.
얼마 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돌아가셨다. 백 달러를 남기시고, 낡은 구두 한 켤레를 신고, 아무것도 없는 관에 들어가셨다. 법정 스님도 생각난다.
어디까지가 미니멀이고 미니멀리스트일까? 유목민 작가님 같은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 무소유의 삶을 살아가는 성직자들?
얼마 전, 비워내는 삶을 살기로 다짐한 나도 미니멀리스트라고 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