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같은 며느리 사위 같은 아들

시부모님과의 여행(번외편)

by 정새봄

우리 부부는 시부님과 두 달에 한번 꼴로 함께 여행을 잘 다니는 편이다. 매년 정기적으로 홍천에 풀빌라 펜션을 자주 가는데 항상 갈 때마다 사장님 내외가 하시는 말씀이 "따님이랑 정말 여행을 자주 다니시네요"라는 말이다. 매번 가는데도 우리를 처갓집이랑 같이 여행온 가족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랑은 자기 부모님과 여행을 가도 데면데면하고 분위기를 이끌거나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하게 되니 남들 눈에는 그렇게 보는 것 같다.


부모님과 이야기를 할 때도 그렇고 격이 없이 이야기를 하는 편이어서 더욱 그렇게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 여행지에서 보면 사위가 처가식구들이랑 놀러 다니는 게 거의 대부분이어서 우리도 그렇게 바라보는 것 같다.


아버님은 우리 결혼 초기부터 함께 여행 다니는 게 습관이 되셔서 이런 말을 들으때면 이해를 못 하시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그런 소리를 듣기 싫으셨는지 "무슨 이렇게 다니는 사람들도 많지!!"라고 얘기하셨다가 놀러 간 펜션 사장님들이 공통적으로 "요즘 무슨 며느리가 시부모님과 여행을 다녀요? 10팀 중에서 한 팀 있을까 말 까에요."라는 말을 듣고 어이없어하시기도 한다.


내 친구들도 이런 나를 이해를 못 하기도 한다. 어떻게 그렇게 자주 시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자주 다니냐고 반문한다. 시부모님과의 여행은 칠순잔치나 팔순잔치 같이 큰 행사 때나 다니는 것이라면서


가만 생각해 보니 나는 왜 시부모님들이랑 여행을 자주 다니나 생각을 해보니 그건 시보모님께서는 여행을 가시면 항상 리액션을 확실해 주시는 편이어서 그런 것 같다. 작은 것 하나를 봐도 너무 좋아하시고, 음식도 맛있다고 해주시고, 항상 이동하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해주셔서 내가 신이 나서 다니는 것 같다.


딸 같은 며느리, 사위 같은 아들의 말을 듣는 것도 은근히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 나원씨랑은 나원씨의 칠순기념으로 괌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다니면서 내내 음식이 비싸기만 하고 먹을 게 없다는 둥 오고 가는데 시간이 많이 들어서 다시는 안 오겠다는 여행리뷰가 아주 다크하고 리얼해서 멀리 여행을 가는 것은 가급적 피해왔다.


그래도 1박 2일이나 당일치기 여행은 나원씨도 어려워하지 않으시니 앞으로 많이 다닐 계획이긴 하다.

나원씨와의 여행에서는 딸은 딸이고 사위는 사위다라는 콘셉트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여행을 즐긴다.


부모님들과의 여행은 가급적 시간이 되거나 여건이 되면 많이 다닐 생각이고 여행 후에는 꼭 스냅북을 만들어 기억에 담아두려고 항상 노력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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