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꼭 외워야 해"
"여기서 출제될 거야"
귓가에 맴도는 선생님 말씀
책장을 넘기는 손끝이
별헤는 손처럼
막연하면서도 바쁘다.
세상에 모든 시험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내일 사고가 나서 시험을
안 봤으면 좋겠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해도
시험은 계속될 것이고
나의 손은 문제를 따라
열심히 달리고 있겠지?
드디어 내일부터 중등부 시험이 시작이다. 한 달 전부터 그렇게나 많이 준비했는데도 이 시험 분위기는 늘 한결같다. 학생들의 표정을 보니 지난 시절 내가 겪었던 시간들이 오버랩되면서 스쳐간다.
어른이 되면 시험이 없어서 참 좋겠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시험보다 더 큰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어른이 되고 보니 그 시절이 오히려 더 그립다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