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물결처럼 흘러가는 내 하루
"오늘은 뭐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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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은 뭐 하지?'라며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에게 답변을 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이불을 개고 창문을 열어 날씨를 확인한다.
"음, 맑음이군!"
기지개도 한 번 켜주고 어슬렁어슬렁 부엌으로 가 대충 배를 채운다. 그때까지도 오늘 하루의 계획에 대한 답을 하지 못 한다.
사실 나는 무계획도 계획이라며 혼자 있을 때만큼은 계획을 잘 세우지 않는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행동할 뿐이다. 배고프면 집 앞 마트에 가고 눈에 띄는 식재료를 구매해서 맛있는 걸 만들어 먹고 멍하니 시간 보내다가 글이 쓰고 싶으면 글을 쓰고 영어 공부를 하고 싶으면 영어 공부하고. 그러다 보면 스르륵 눈이 감기게 되는데 낮잠 한 번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하루가 지나가버린다. 배꼽시계는 왜 이리 정확한지 또다시 배가 고파서 이것저것 주워 먹다가 글을 쓰거나 편지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정말, 단조로운 하루다.
단조로운 생활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한 번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과연 내가 잘 살고 있는 거인가에 대한 고찰이라고나 할까. '잘 살고 있는가'에 대한 답변을 하기 위해선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삶'에 대한 것부터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Q. 명희 이모가 추구하고자 하는 삶이란?
A. 최소한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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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삶은 '최소한의 행복'이다. 최대의 행복도 좋지만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 더 좋다. 그냥, 작고 소중한 곰인형을 만난 것처럼 소중하달까.
소소한 행복이 모이다 보면 어느 날 문득, 그것도 갑자기 최대의 행복을 느낄 때가 있다. 최대의 행복을 느끼는 날을 두고 개인적으로 이렇게 부른다.
'잘 살고 있다는 것의 증명'
물론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해도 결국엔 최대의 행복에 도달하는 날이 올지어니 낙담하지 말자며 스스로를 토닥여주기도 한다. 단지 소소한 행복이 생략된 것뿐이니까.
결론적으로 우리 모두는 최대의 행복에 도달하고 말 것이다. 그러기를 바라기도 하고 말이다. 어차피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거라면 행복이란 조미료가 첨가되면 더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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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명희 이모는 잘 살고 있는가?
A. 물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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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오기 전과 후 모두 난 언제나 잘 살고 있었고 잘 살고 있다. 왜냐하면 늘 내 주변엔 소소한 행복이 존재했거든. 그게 사람일 수도 있고 맛있는 초콜릿일 수도 있고 말이야.
그래서, 한 주간의 행복이 무엇이었냐고?
마트에서 산 8불짜리 삼각대를 사용해서 행복
영상에 남겨진 나의 웃긴 표정에 행복
찢어진 잠옷을 잘 꿰매서 행복
고구마 맛탕을 잘 만들어서 행복
선선한 저녁 공기를 맡아서 행복
그림자로 비친 꽁지머리가 웃겨서 행복
좋아하는 영어공부를 편하게 누워서 할 수 있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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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오늘 하루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