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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저 May 31. 2023

팟캐스트 세 번 망해보고 배운 점

계속 실패하면서도 또 팟캐스트를 하는 이유 

팟캐스트가 뜬다는 말. 

이 말은 처음 팟캐스트를 도전했던 8년 전에도 똑같이 들었다. 

텔레비전, 유튜브가 발전해도 라디오를 듣는 사람이 있고, 

유튜브처럼 얼굴을 공개하기는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도전하기는 딱 좋다고 하면서 말이다. 


실제로 팟캐스트 시장은 양적으로 계속해서 커졌다.

그렇지만, 팟캐스트 시장의 수익성에 대한 전망은 장밋빛이 반, 회의적인 시선이 반이다. 


팟캐스트 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떠하든, 나는 네 번째 팟캐스트를 준비 중이다.

이 전에 세 번의 팟캐스트를 했고 모두 수익을 1원도 내지 않았다. 

수익성이 목적이라면 모두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다.  




대학교 친구들과 함께한 첫 번째 팟캐스트.

페미니즘을 주제로, 대학생 때 친구들과 모여서 기획했다. 


구독자 수만 보면 가장 성공했던 팟캐스트였다. 

6화 정도 올렸는데 구독자가 200명을 넘었다. 

당시 페미니즘 물살이 셌는데, 그 급류를 탔던 덕분이었다.


꽤 인기가 많았지만 자연스럽게 그만두게 되었다. 

처음부터 탄탄히 기획하고 진행한 팟캐스트가 아니었고, 

시험이나 과제 등으로 서로 바빠지면서 그만두었다. 




해외살이에 대한 두 번째 팟캐스트

두 번째 팟캐스트는 해외살이에 대한 팟캐스트였다. 

내가 베트남 호치민에서 일을 할 때, 친해진 지인과 함께 했다. 

베트남 호치민의 해외 살이 팁과 문화적 차이, 해외취업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나름 꾸준히 했는데, 일과 함께 병행하기 힘들다고 느껴질 때 즈음 그만두었다. 

구독자 수도 적고 조회수도 적어서 동기부여가 적게 된 것도 있었다. 




커리어에 대한 세 번째 팟캐스트


세 번째 팟캐스트는 직장 생활, 커리어에 대한 고민, 연인 관계, 워라밸 같은 소재를 다뤘다. 

두 명이서 했는데, 첫 번째 팟캐스트를 같이 했던 대학 동기와 다시 만났다.


이 친구와 대학생 때 팟캐스트를 할 때와, 직장인이 돼서 하는 건 느낌이 정말 많이 달랐다. 

이야기하는 주제도, 그리고 처한 상황도 매우 다른 게 흥미로웠다.


둘 다 스타트업에 다닌다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이 점도 흥미롭게 풀어냈다. 

구독자 수도 적었고 청취수도 적었지만, 팟캐스트를 녹음하는 내내 너무 즐거웠어서 후회가 없다. 




계속 실패하면서도 팟캐스트를 하는 이유

세 번 실패했다면 포기할 만도 한데, 네 번째로 팟캐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주제는 커리어, 퇴사, 버킷리스트이다. 

처음으로 혼자서 준비하고, 혼자서 녹음과 편집을 진행할 것이다. 


누군가는 '실패하면서 왜 계속 팟캐스트를 도전하냐?'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세 번의 팟캐스트를 실패하면서 배운 점은 

팟캐스트를 녹음하고 편집하고 개시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이다. 


정말 상상도 못 한 점을 배울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이런 점이 있다. 

발음 연습을 하게 된다 -> 내가 말하는 것을 녹음하고 듣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내 발음이 얼마나 명확하지 않은지 객관화가 된다. 내가 말하는 걸 듣고 있으면 발음 연습을 하고 싶은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문장은 더 명확하게 말하게 된다 -> 팟캐스트를 편집하다 보면 내 말의 특징을 하게 된다. 나는 '어, 음, 그러니까, 조금, 약간' 이런 말을 많이 사용한다. 또는 어미를 제대로 끝맺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후에 녹음할 때는 의식적으로 이 부분을 신경 쓴다. 

말을 논리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한다 -> 내가 말을 할 때는 세상 논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들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녹음을 하기 전에 논리를 정리하고, 최대한 간결하고 논리적으로 말하려고 노력한다. 

오디오 편집 기술을 배운다 -> 내 평생 배울 줄 몰랐던 오디오 편집을 배웠다. 그리고 오디오 편집도 하다 보면 는다. 노하우도 생겨서 편집 시간이 줄고, 효율적으로 편집하게 된다. 




네 번째 팟캐스트 론칭을 앞두고

혼자 하는 팟캐스트는 처음이다. 

혼자 하게 되니 단점으로, 자꾸만 녹음본을 삭제한다. 

처음에는 발음이 마음에 안 들었고, 두 번째는 목소리가 높은 게 마음에 안 들고, 또 녹음할 때는 내가 말하는 논리가 마음에 안 들고. 


자꾸 삭제하다 보니까 평생 못 올릴 것 같아서 우선 그냥 올리기로 했다. 

완벽할 때까지 기다리면 결국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으니까. 


네 번째 팟캐스트는 6월 내에 론칭이 목표다. 

다른 사람은 과연 내 이야기를 어떻게 느낄까? 

두려움 반, 궁금증 반으로 가득하다. 

앞으로 팟캐스트를 준비하고 올리는 과정도 하나하나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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