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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새월 May 26. 2024

개화하라


얘야


너는 이제껏 꽃도 안 피고 뭘 했니


용이니까 누워있지

해바라기도 아닌 것이


꿋꿋이 서 있기만 하고

알록달록 싱그러운 색도

꽃내음 찾아 나붓거리는 벌레들도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왜 이리 늦장을 부리니


차라리 됐다

한껏 피웠으면 마음껏 죽었다


니 하고 싶은 대로 오래오래 살려무나

남이 했음 직한 걸로 굳어 있지 말자


아니, 너는 나무잖아

늦장 부린 거 맞았잖아

푸르기만 하면 단 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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