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그림

by 향다월


거친 모래밭입니다


휠체어에 앉은 사람은 목발을 짚는 상상을 합니다

조금 삐걱거려도

조금이라도 높은 공기가 마시고 싶습니다


목발을 짚은 사람은 휠체어를 타는 상상을 합니다

양손을 엔진 삼아

조금이라도 빠른 공기를 마시고 싶습니다


침대에 앉은 사람은 걷는 상상을 합니다

비어버린 반쪽을 추억하며

나머지 반쪽으로 땅을 짚어가야 하나 봅니다


그들이 모래를 어질러

이윽고 그림 한 점이 되기를

각자의 풍경에서 감상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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