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항상 떠진다
질끈 감아도
검은색이다
벽이다
그러니 검은 벽이다
누구는 바람벽이어서 일부분을 곱씹었는데
누구는 거울이어서 또 일부분을 곱씹었는데
내 앞에는 검은 벽이 생긴지라
돌아가자니 결국 벽이고
올라가자니 알 수 없는 것들로 끈적하다
검어진 벽이다
가만히 있자니 불투명한 찝찝함이 나를 비춘다
광택도 없이
일그러진 건 상인가 자신인가
손바닥을 붙였다 뗐다
시커멓게 때가 묻었다
이제 다른 것도 검게 만들어볼까
사과는 할 수 없을 것 같아
아무것도 만지고
느끼고
채갈 수 없다면
내 양손을 간직할 자신이 없으니
사죄는 양손이 간직하고자 함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