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민우 Sep 29. 2023

인과관계

사색, 한 가지 색

 인과관계. 그렇다면 시작은 무엇일까? 무수히 많은 나뭇가지를 펼쳐놓는다. 아무리 거슬러 올라가도 뿌리는 나올 생각을 하지 못한다. 왠 걸? 제자리로 돌아와버렸다. 원인은 결과를 만들고, 그 결과는 또 다른 원인이 된다. 그 원인이 만들어 낸 결과는 또 다른 원인이 되고, 결국엔 하나로 집결되거나 순회한다. 결국엔 내가 무엇을 하나 싶다. 열심히 발버둥쳐도 제자리고, 가만히 있더라도 무한한 가치가 있을텐데.

 하지만 통째로 잘려나가기도 한다. 모든 씨앗이 온전히 결실을 맺는 건 아닐테지. 비록 성숙한 완전이 되더라도 결국에 언젠가 본인을 잃어버리고 만다. 모두는 모두가 같으면서 완전히 다르다. 일치와 불일치가 공존한다. 정말 싫증나고 더 이상 쳐다보고 싶지 않은 존재다. 하지만 존재는 모든 존재 안에 포함된다. 치욕적이고 잔인한 장면 앞에서 눈을 감을 수 없는 지옥이다. 악취가 가득한 쓰레기장이며 공기는 소음과 고통으로 가득차버렸다.


 처절한 상황에서, 아무리 삶이 유지되더라도 고통밖에 없는 세상에서, 희망이 전혀 없는 세상에서 죽을 수 없는 세상은 과연 지옥일까? 세상 모든 걸 바쳐서라도 많은 사람들이 영원을 택할 텐데. 판도라가 성급히 닫아버린 상자는 인간에게 치욕적인 인생을 남겨주었다. 희망까지 잃어버렸어야했다. 이미 일어난 일은 절대로 되돌릴 수 없다. 만회하는 건 모두를 기만하는 행위다. 더 이상 고통의 굴레를 벗어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거짓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