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een Tree 한그루 Dec 15. 2022

Green Tree 한 그루

인생은 나무처럼

우리는 태어나서 부터 경쟁이라는 것을 경험한다. 

수정되는 과정조차 경쟁이었다. 누군가를 이겨야만 내가 생명력을 가질 수 있으니까. 

유아원,유치원생들도 많은 아이들 속에 선생님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발악에 가까운 표현을 관심을 온전히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초등학교를 들어가는 순간 부터는 모든 것과의 싸움이다. 

나의 점수, 나의 행동, 나의 말씨 그 모든 것 하나하나가 점검받고 교정받아야만 한다. 

심지어 친구들의 점수, 행동, 말씨가 또 하나의 자가 되어 나를 재단한다. 


그렇게 우리는 경쟁이라는 것은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서 깃발을 꽂는 행위라고 입력당하게 된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될수 있다. 

회사는 어떠한가? 이익추구집단 답게 보이는 또 보이지 않는 칼부림의 연속이다. 

여기서 지면 나는 다음 날 이 집단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기에 할 수 있는 모든 수를 써서 나를 보호하고 남을 찌른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것 만큼 아픈 칼날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직장에서는 동료도 상사도 결코 믿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어떤 이익때문에 그들에게 그들도 어쩌지 못한 채 나를 제적할 수 있을테니까. 

나의 말이 너무 아픈가? 너무 극단적인가? 그렇다면 당신 또한 나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애써 회피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 역시 직장동료들이 내 친구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내 속을 열어보여주었으나 그들은 내가 그 조직에 속해있는 동안의 친구들이었다. 내가 그곳을 떠나면 머지않아 곧 그들과의 관계도 유야무야가 된다. 나는 아직도 그들은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그들까지도 사랑할 용기가 있지만, 상처받을 용기는 준비되어 있는지는 의문이다.



어느 날씨 좋은 토요일, 


나는 아름다운 세상을 감상하며 호수 산책길을 걷도 있었다. 

아름다움도 잠깐, 나는 내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한참을 고민하며 생각해 낸 아이디어들을 이건 레드오션, 이건 올드패션하며 작살내고 있었다. 비루하게도 난 집도 없고, 넉넉한 벌이를 보장하는 직장도 없는데 나이를 먹어가니 뭐라도 해야 할텐데라는 한 숨이 흘러나왔다. 아... 이 지구상의 땅들은 너무 좁아서 나에게 까지 기회를 주지 못하는 구나. 

지구상의 땅들은 다 멋지고 성공하는 사람들의 영역일테니까. 



그때였다. 바람이 불어서 그들을 보게 된 것이...



세상에나, 이렇게도 긴 나무들이 존재한단 말인가!!

그 누구라도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는 나무들이 한 줄로 높게 솟아있었다. 

나는 그들을 위에서 부터 아래로 훑어보다가 다시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았다. 

나무 뿌리는 분명 땅아래서 자기들끼리 이러저리 엉켜있을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위는 그냥 떨어진 낙엽들 정도만 존재할뿐 움푹 패이지도 울퉁불퉁 올라와 있지도 않았다. 


더 놀라운건, 그들은 좁은 땅을 탓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하늘을 택했다. 그냥 그 나무들은 자기 자신에게 충실해 보였다. 더 많은 땅을 차지하려고 몸을 굵게 만들거나 요란한 나무가지들로 다른 나무들을 꺽어버리지도 않았다.  그냥 그들은 더 높은 하늘과 더 가까워지려고 열심히 영양분을 소화해 냈다. 


나는 나와 경쟁하는 누군가를 항상 먼저 보았다. 

나도 이 정도 실력은 된다고 그러니 나 역시 너보다 못한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하며...그러다 누군가 나보다 나은 사람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내 설 자리를 찾아서 떠나게 된다. 


돈을 벌어도 얼마 이상은 가망없다고 생각했고 공부하는 무언가도 이 정도면 내 한계라고 스스로 한계선을 그어버렸다. 그리고는 좁은 땅을 탓했다. 내가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비옥하고 넓은 땅에 태어난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하고 자유로울까를 생각하며 부러워했다. 


그런데 문제는 땅이 아니었다. 

문제는 '자람'이었다. 자람은 위로 뻗는 행위이다. 위에는 한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위는 무제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높이는 넓이보다 여유롭다.


다른이들을 시기할 필요도 없다. 좁다고 칭얼거릴 필요도 없다. 

하늘은 언제나 열려있으니, 그냥 하늘을 향해 자라면 되는 것이다. 

내 가지들이 다른 나무 가지들을 제쳐야 할 필요도 없다. 

하늘을 향해 자라려면 최소한의 가지만이 필요할 뿐이다. 

나는 내 몸통만 신경쓰면 된다. 


그래서 때를 맞춰 입는 옷만 입으면 그만이다. 

봄에는 여린 잎들을, 여름에는 푸르르고 진한 잎들을, 가을에는 색깔을 입힌 잎들을, 겨울에는 눈덮힌 잎들을 혹은 눈덮인 작은 가지들만 있어도 괜찮다. 그러는 중에도 내 몸은 하늘을 향해 자라고 있을테니까. 


잠깐 눈을 들어 다른 곳을 봐 보자. 

이제 내가 보이는 것들은 땅으로 부터 멀어진 것들이다.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또다른 세상이 보인다. 

예전에 느껴본 적 없는 공기들이 나를 감싸 안는다. 

나는 이제 작은 관목들처럼 엉키고 설켜 살지 않는다. 

나는 나 같은 자들이 하늘이 향해 뻗어나갈수 있도록 든든한 지킴이가 되어준다. 

나는 언제나 그들에게 Green Tree 한 그루 이다. 

작가의 이전글 '부'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