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마산에서 첫 낙찰 이야기 5
이사비 천만 원, 그 말을 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심장은 쿵쾅쿵쾅,
"천만 원을 어디서 구하라는 거지?"
공팀장의 목소리가 내 생각을 끊었다.
"대표님, 잔금을 먼저 내시고
그날 동시에 인도 명령 신청서를 내면
이사비는 협상 가능합니다."
나는 멘탈이 무너졌다.
"대표님, 들리세요?"
그 말에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인도 명령 신청서가 뭐죠?"
"법원에 제출하여 임차인이나
점유자로부터 부동산의 인도를
요청하는 서류입니다.
인도 명령이 법원에 제출되면
점유자는 법적 위험을 인식하게 되어 무리한
이사비를 요구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럼 천만 원에서 얼마까지 낮출 수 있나요?"
"해봐야 알겠지만, 2백만 원 안으로 맞춰보겠습니다."
"그게 가능한가요?"
"걱정 마시고 편히 주무세요."
그의 자신감에 감동했다.
나는 돌아보았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이렇게 감동을 준 적이 있었던가?
잔금 낙찰 후 인도 명령 신청서를 제출한 날, 공팀장이 연락했다.
"대표님, 잔금 납부와 동시에 인도 명령 신청을 해놨습니다."
"네, 수고하셨어요. 고마워요."
"송달까지는 최대 2주 정도 걸릴 거고,
임차인이 저에게 전화가 올 겁니다.
만약 연락이 오지 않으면 서류를 받았는지 확인할 예정입니다."
"네, 그렇게 하세요."
주가 지나고, 공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대표님, 점유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네, 뭐라고 하던가요?"
"이사비를 협의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얼마를 원하던가요?"
"3백만 원을 요구했어요.
대신 집을 구할 때까지 3개월 더 살게 해달라는 조건입니다."
소유권 이전과 등기까지 약 1달 후에 집을 바로 내놓아야 하는 상황.
그렇게 긴 시간은 기다릴 수 없었다.
"그건 어렵습니다. 한 달 이내로 집을 비워야 합니다."
"네, 맞습니다. 제가 다음 주 다시 협상할 거고,
한 달 이내로 집을 비우고 이사비는 2백만 원으로 하는 건 어떨까요?"
천만 원에서 2백만 원으로 낮추는 것이라면, 나로서는 더할 나위 없었다.
"그렇게 추진해 주세요."
"공 팀장이 연락 드리겠습니다!"
사람의 일이 예상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주일 후,
공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표님, 협상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나는 긴장하며 물었다. "어떻게 되었나요?"
"이사비는 2백만 원으로 합의했고, 한 달 이내로 집을 비우기로 했습니다!"
내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러나 갑자기 전화가 끊겼다.
불안한 예감이 들어 다시 전화를 걸었다.
"공 팀장, 방금 전화가 끊겼어요"
"아, 대표님. 점유자가 급히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어떤 조건을 추가로 요구하던데요…"
공팀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한 달 내로 집을 비워야 한다는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어요"
이사비를 협상하는 데서 벗어나기 위해,
점유자가 이 사실을 뒤집으려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 어떻게 하죠?"
"다음 주에 다시 협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주말에 직접 만나서 대화해보겠습니다. 모든 걸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그렇게 나는 점유자와의 대면 협상에 나섰고,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진실이 드러났다.
이 일은 단순한 이사비 협상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될 운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