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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구링 Jun 21. 2023

상자 할아버지

알바 언니가 창밖을 보더니 나긋하게 말했다.


“이번 주에 상자 할아버지 안 오셨나 보네.. “

“상자 할아버지요? “

“네. 저기 전봇대에 상자 정리해서 가져가는 할아버지 계신데 지난주부터 상자가 그대로 있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흘려들었던 대화.


오늘 출근하면서 보니 전봇대 근처에 상자들이 빼곡하게 쌓여있어 골목길이 더 좁아 보였다.


오전에 알바하다가 우연히 창밖을 봤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상자를 정리해 리어카에 담고 계셨다.


‘어? 상자 할아버지?’


그동안 알바하면서 쓰레기 버리는 일은 사장님이나 마감 알바가 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는데 지난번 알바 언니와의 대화를 통해 상자 할아버지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퇴근길은 전봇대 근처가 깨끗해졌다.

상자 할아버지 덕분에 골목길이 훨씬 넓어진 것 같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무더운 여름 잘 보내세요!

다음번에 만나게 된다면 옆에 편의점에서 비타500 한 병 사드려야지!라고 생각했다.


오늘도 나의 인생에서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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