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는 길에 문득 하늘을 보니
한 귀퉁이가 이지러진 보름달이 떴네
부족하여도 휘영청 세상을 밝게하는 달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하려다가
내가 무엇을 하려나 싶었네
땡그란 달에 소원을 빌고
흑점 구름자에 토끼니 절구공이니 이야기를 붙여도
달은 그저 달이어서 뜬 걸
네들의 이야기는 네들의 것일 뿐
내일도 모레도 뜰것이고
땡그랗든 세모나든 그것은 우주의 섭리이지
네들의 의미는 네들의 것일 뿐
그래도 인간된 바에서 달빛은 아름답다
우리는 너처럼 초연하지 못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