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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권태주 Jul 01. 2024

장생포엔 고래가 없다

장생포엔 고래가 없다



고래들이 바다를 헤엄친다

돌고래 밍크고래 혹등고래

동해는 고래들의 여행지다

새우와 전갱이와  오징어 멸치떼를 따라

무리지어 오른다


울산 장생포에는 고래가 없다

다만 그 옛날 포경선만 녹슬어 가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조형물로 남아있다

항구 근처에 고래고기집은 여전히 손님을 기다리며 세월을 낚는다


그 옛날 두 팔뚝에 힘줄 솟던

건장한 청년들은 사라지고 없지만

오늘도 장생포에는

먼 바다로 떠나는 어선들과 남루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불안한 표정들

그래도 장생포는 기다린다

긴 숨을 물보라로 뿜으며 돌아올 고래들의 귀환을


[구절]

고래들이 바다를 헤엄쳐요

돌고래 밍크고래 혹등고래

동해는 고래들의 여행지

새우 전갱이 따라 무리지어

[벌스2]

장생포에는 고래가 없어

옛날 포경선만 녹슬어 가고

기억 속에 조형물로 남아

고래고기집 손님을 기다려

[코러스]

장생포의 긴 세월 속에

고래들의 긴 숨소리 들리네

멀리 떠나는 어선들과

돌아오는 고래들의 물보라

[브릿지]

고래의 노래는 바다를 가득 메워

우리는 그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장생포의 추억 떠올리며

그리운 고래 기다리네

[벌스3]

사람들 속의 기억은 희미해도

여전히 바다는 고래의 집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세월을 물보라로 보내네

[코러스]

장생포의 긴 세월 속에

고래들의 긴 숨소리 들리네

멀리 떠나는 어선들과

돌아오는 고래들의 물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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