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웹소설

■ 웹소설 3화ㅡ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by 시인 권태주

■ 웹소설 3화 – 백악관의 제안

장르: 현대 드라마 / 정치 스릴러 / 휴먼

---


1. 예기치 못한 방문


“손흥민 선수 맞습니까?

백악관에서 나왔습니다.”


초등학교 운동장.

아이들이 조용해졌다.

손흥민은 천천히 몸을 돌려 그들을 바라봤다.

정장 차림의 남자들, 한눈에 봐도 ‘일반 방문자’가 아니었다.


그들의 뒤에서 헐떡이며 뛰어오는 사람.

바로 나, 통역사였다.


“손 선수! 잠깐만요!”


백악관 참모 로버트가 나를 힐끗 보며 말했다.


“당신이 그날 통역사인가?

좋습니다. 같이 들으시죠.”


손흥민은 말없이 기다렸다.

그의 표정엔 두려움도 놀람도 없었다.


오히려…

이 모든 기류를 이미 예상한 듯한 평온함.



---


2. 백악관의 요구


로버트가 곧장 핵심을 밝혔다.


“대통령께서 선수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분명 좋지 않은 소식이다.


“첫째, 대통령은 당신의 ‘침묵하고 골 넣는다’는 말이

미국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손흥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로버트는 곧장 이어서 말했다.


“그래서 대통령은…

그 메시지를 대통령의 교육 캠페인 핵심 구호로 사용하고 싶어 합니다.”


그 말이 끝나자

운동장의 바람까지 멈춘 것 같았다.


나는 바로 끼어들었다.


“잠깐만요. 그건—”


하지만 로버트는 내 말을 끊었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닙니다.

교육적 목적입니다.

아이들에게 긍정적 메시지를 전하려는…”


말은 그럴싸했다.

하지만 나는 백악관 사람들의 본심을 알고 있었다.


메시지를 통제하고 싶어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메시지의 ‘주인이’ 누군지 분명히 하고 싶다는 것.


손흥민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


“제 말을… 캠페인에 쓰겠다는 건가요?”


“네, 정확히는 대통령의 새로운 교육 지침이자 슬로건으로요.”


손흥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더 무서웠다.



---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시인 권태주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하여 등단(1993).시집으로 시인과 어머니,그리운 것들은 모두,사라진 것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바람의 언덕.혼자 가는 먼 길(2023)우리문학 발행인

1,13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9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