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개돈개산인가?
제일 첫 장에서 말했듯이 두부는 이미 한 번 버림을 받았다. 그래서일까? 세상 모든 유기 동물들을 보듬어 줄 순 없지만 언젠가 내가 여유가 생긴다면 두부의 친구들을 도와줘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처음엔 어떤 보호소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시, 도 혹은 단체에서 운영하는 보호소보다는 개인이 운영하는 보호소들을 찾아보았다. 그러다 우연히 두부가 모델을 하고 있던 브랜드에서 대구의 모 보호소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보호소를 돕게 된 배경을 들어보니 너무 딱해서 그곳을 도와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전기화재로 인해 시설이 불탔고 급히 이사한 곳은 수도 시설조차 갖추고 있지 않은 그런 열악한 곳이었다.
그 해 겨울, 바람을 막아 줄 겨울이불이 부족하다는 글이 올라왔고 처음으로 추위에 떨고 있을 두부의 친구들을 위해 겨울 이불 30장을 보내주었다. 뿌듯했다. 그리고 기뻤다. 가슴 깊은 곳에서 뭔지 모를 감정을 느껴졌는데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건 이제 매년 두부의 달력들을 판매하고 수익금으로 도와줘야겠다고 마음을 굳힌 계기가 되었다.
매년 기부를 하기 전에 보호소장님께 전화를 드려 당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여쭤보고 보내드리고 있다. 달력을 판매한 이후로 이불 30장에서 시작한 도움이 연탄 500장으로, 다시 연탄 500장이 노령견 사료 200kg으로, 올해는 성인견 사료 200kg이 되었다. 마음 같아선 더 많이, 더 좋은 걸 보내주고 싶지만 매년 그러지 못해서 늘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년엔 또 어떻게 도와줄지 모르겠지만 항상 따뜻한 보호소에서 따뜻한 사랑을 받으면서 두부의 친구들이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한다.
언젠가 그 친구들도 새로운 가족들을 만날 텐데 그 가족과 남은 견생이 죽도록 행복했으면 좋겠다. 혹시나 새로운 가족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도움을 주는 수많은 사람들과 봉사활동을 오시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겐 또 하나의 가족이고 주인이니 풀 죽어있지 말고 누구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