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앤 Apr 07. 2024

어떤 행복은 눈에 보인다.

평범한 일상 #2

반 아이들과 첫 단체 사진을 찍었다.

학교 뒷산에 올라가서 마음껏 봄을 유영했다.


신기하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 말 한 번 섞어보지 않은 남이었는데, 사진을 찍는다는 말에 자연스럽게 서로의 몸을 붙였다. 사진 속 우리가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해 보여서 이 사람들이 정말 중간고사 공부에 허우적거리던 학생들이 맞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떤 행복은 눈에 보인다.

소위 덕질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사진에 찍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절대 이러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는데,-공감이 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생각보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었다. 봄빛 아래 밝게 웃는 미소를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던 것인지 여기저기서 "우리 왜 이렇게 청춘 청춘하냐"-는 말이 들렸다.

사진을 찍을 때 한 아이가 데이식스의 <예뻤어>를 틀었는데, 어쩌면 그 탓에 우리가 더 영화 같다고 말했는지도 모른다. (참 사치스러운 BGM이었다.)



벚꽃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내게 시작을 강조한다. 나는 1월보다 3월이 되어야 새해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느껴지고, 아 새해도 움직이고 있구나-라는 것을 벚꽃이 만개한 4월에 느낀다. 대한민국 학생이라면 다 그렇지 않을까-하는 마음이다. 우리에게 벚꽃은 고집스럽게 봄이 왔음을 말했다.


어떤 행복은 눈에 보인다.


그 행복은 꼭 거대한 행복이 아니더라도, 그저 고고히 존재한다. 가지각색 저마다의 아이들의 행복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 역시 내 사소한 행복 중 하나다.


P.S. 사진을 쓰는 것을 흔쾌히 괜찮다고 해준 내 친구 H!! 반 애들 사진 찍는다고 무거운 카메라 들고 이리저리 다니느라 너무너무 고생 많았어~!! 너무너무 고마워~!!




작가의 이전글 은행나무도 결혼한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