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
우리의 사랑스러운 주인공 루나의 두번째 사춘기 이야기,
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를 드디어 보게 되었다.
지난번에 언급한 적이 있지만, 순서를 1 → 3 → 2 의 순서로 읽게 된 웃픈 리뷰 시작해 본다.
이번에는 타이틀 그대로 아빠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제목들을 보면서 제일 의아하고 궁금증이 많이 생겼던 파트가 바로 이 아빠 파트였다.
사춘기 딸과 아빠? 그걸 대체 어떤 식으로 풀어가려고 하시지?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 요즘의 아빠들이 예전의 가부장적이고 무섭기만 하고
집보다는 밖의 일에만 매여있고 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안에서 아빠라는 존재가 가지는 의미가 결코 가벼워지거나 쉬워지진 않은 것 같다.
사실 당장 주변에만 둘러봐도, 애기 때도 엄마한테만 붙어 있던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 아빠는 거의 남처럼 데면데면하게 구는 것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가족들에게도 흔한 얘기다.
그만큼, 가정에서 아빠가 차지하는 의미가 이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해도 아직은
여전히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존재라는 것이 변함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동성 간의 공감대를 가지는 아들이라면 또 몰라도 딸과 아빠라?
하하하... 주변에 딸 가진 아버지들에게 따님 안부를 물으면 유난히 어색하게 웃는 건 기분 탓이 아니겠지?
정말로 아빠들에게는 쉽지 않은 존재가 딸일 것이다.
한없이 이쁘고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다가가기 어렵고 어느 순간부터는
말도 잘 안통하게 되버리는 존재.
차라리 길고양이가 더 애교가 많다고 하소연하는 어느 지인의 말이 기억에 떠오르는 것 같다.
우리의 루나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세대 차이와 묘하게 너저분해 보이는 아빠라는 존재에
실망과 거리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러움과 의지를 하게 되는
복잡하고도 모순적인 상황에서 갈팡질팡하는 것이 이 작품이 보여주는 여전한 킥 포인트일 것이다.
1편이 엄마와 비슷한 변화의 시기를 겪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통한 이해와 성장을 다루고
3편이 변화된 생활에 대한 적응과 성찰을 다루고 있다면
2편에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평소에 느끼지 못한 소중함과 배려, 그리고 항상 든든한 나무처럼
당연히 거기 있어주리라 생각한 존재도 자신처럼 어렵고 힘들어할 수 있다는 공감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아마도 시리즈가 많은 호응을 받겠지만, 유독 이 작품만은 읽어본 아빠들이 호응하고
공감하며 씁쓸하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마냥 머리 속이 스위트롤같은 이야기만 다루지는 않는다.
새로운 친구의 등장과 그 친구로 인해 불편해지는 친구 사이, 아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무서울 부모의 이혼,
그리고 가장의 실직과 지인의 죽음과도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도 담담하게 제시되고 있다.
우리의 주인공 루나는 다행스럽게도 그런 깊은 불행에 직접적인 연관이 되지는 않지만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가지며 마냥 철부지 같지 않고 한단계 성장해가는 모습도 보여준다.
딜레마 같다. 항상 아이들이 마냥 행복한 세상을 그리지만, 현실에서는 그것만으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이.
아무튼,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을 들게 하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이번에도 사춘기를 씨게 앓는
우리의 사랑스러운 주인공 루나에게 미소짓고,
그런 아이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이 시대의 아빠들을 위해 건배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P.S 1 작중에서 루나가 아빠 아재 개그 극혐이라고는 하는데...
저 정도면 생각보다는 웃긴데? 진짜 아재 개그를 못봤구나 루나야... 세상에는 찐 아재가 계시단다.
P.S 2 새로운 캐릭터로 나온 지수라는 아이... 아니, 초등학교 6학년에 구독자수 15만이라고?
실버버튼 받았다고? 와... 요새는 아이들 진짜 대단하구나. 이 정도면 부러울 수준인데?
#사춘기대아빠갱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