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동네 엄마들의 뒷담화를 시작했다.
“대체 그 엄마는 왜 그러는 걸까?”
아이들 관계로 시작된 동네 엄마 모임은 나에게 여고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학원정보를 공유한다는 꽤 그럴듯한 구실을 내걸고, 육아와 결혼생활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동지애를 느끼며 맥주 한잔 함께 할 수 있는 동네 친구가 있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시작했던 관계들이 복잡하고 미묘해지면서 진이 빠졌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시작된 동네 엄마들과의 인간관계와 거기서 겪게 되는 나의 힘든 일상을 남편과 공유하고 싶었다.
“애들 친구 만들어주느라 고생이 많네”
“아줌마들이 나이 먹고 왜 그렇게 유치하게 굴어?”
이런 반응을 원했다.
내 편이 되어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의 차가운 반응은 나를 너무나도 외롭게 만들었다.
“힘들면 그냥 만나지 마”
“너는 항상 그런 식이야.”
마치 내가 문제 있는 사람처럼 말한다거나, 극단적인 방법을 방법이랍시고 제시했다.
함께 아이를 키우는 육아 파트너로서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었다.
아이들의 인간관계는 엄마들 간의 인간관계의 연장선에 있었다.
그의 무관심은 나뿐 아니라, 아이들의 인간관계에 대한 무관심이었다.
남편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벽에게 말을 거는 느낌이었다.
나는 남편과의 대화가 노력하면 바뀔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부부가 대화하는 방식에 대해 찾아보고, 고민하고, 그 방법들을 사용해 봤다.
그런데도, 결혼생활 내내 남편과의 대화는 늘 말다툼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공감을 원하고 있었고, 남편에게 ‘내 감정’, 아니 ‘나’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남편이 공감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서, 대화방식에 대해 알려주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남편이 노력할 줄 알았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그는 연애 시절 그토록 열정을 쏟았던 여자와 공감할 줄 몰랐고, 공감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오직 나 혼자뿐이라는 사실에 난 매번 실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