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좌충우돌 직장 생존기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너무 힘이 부칠때가 있다.
대부분의 상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기에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데일 카네기가 그랬듯,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건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인정받는것.
그런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들면,
나의 발작버튼이 눌러지는것 같다.
최근에 여러 중요한 TF에 끼지 못했고,
선발 기준에 관련한 그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
주변 동료들은 다들 정신없이 바쁜데,
나만 홀로 투명인간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연말이고, 다 같이 바쁘지 않으면 괜찮을 텐데,
모두들 바쁜 와중에 나만 동떨어져 있는듯한 상황이 참..
괜히 눈치도 보이고 마음이 불편했다.
이런 상황은 바쁜 사람들은 나대는 아이들로 보여졌고
그런 분위기는 가해자 없는 마음의 상처를 만들었다.
내가 너무 예민한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기분 자체는 너무 자연스럽지 않은가.
내가 다른 사람탓을 하거나 풀지만 않으면 되는 것.
다른 사람 이야기는 그렇게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데,
정작 내 속머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시원하게 속마음 좀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회사라는 곳은 괜히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와전돼서 다른 사람 귀에 들어가기 십상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아니까,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사무실에서는 표정관리가 잘 안되었나보다.
자꾸 나한테 무슨일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 때문에..
최대한 재택으로 돌리고,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까짓 진급? 부장, 안달아도 괜찮다 나름 합리화 하면서.. ㅎㅎ
사실 진급이라는 현실적인 벽 바로 앞에서
더 불안하고 조급해했던게 컸던 것 같다.
회사 생활에서 마주하는 수동적인 상황들이
나를 야금야금 갉아먹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건 어쩔 수 없다는 것쯤은 안다.
하지만 마음이 참 힘들었다.
그러다 문득, 왠지 모르게 엄마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뜬금없지만..)
회사 이야기보단 그냥 일상적인 이런저런 이야기를 엄마랑 나누다 보니,
답답했던 마음이 거짓말처럼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꼭 내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든든한 베이스캠프 같달까?
살면서 어떤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이렇게 믿고 기댈 수 있는 나만의 '안식처' 하나쯤은
정말 꼭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에서 힘든 주인공들이 고향을 찾거나
엄마 집에서 며칠 쉬어가는 장면들이 생각났다.
마치 어릴 적 학교에서 힘든 일 생기면 엄마한테 달려가 하소연하던 때처럼,
그런 엄마, 홈, 베이스캠프의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냥 가끔은 찾아 쉴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 같은 것 말이다.
그냥 가끔 힘들 때 언제든 찾아가 편히 쉴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의 안식처 같은 곳.
물론 근본적인 문제들이 다 해결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답답했던 마음이 스르르 풀리는것 같았다.
엄마와의 만남 덕분에 그동안 짓눌렸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놓이고 나니
동시에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라는
긍정적인 힘이 불끈 솟아나는 것 같았다.
내가 자발적으로 즐겁게 해낼 수 있는 그런 일 말이다.
그 첫걸음으로, 내년 새해에는
꼭 독서모임을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공지글을 준비했고, 조만간 포스팅 예정이다. :D
살면서 힘들고 억울한 일들이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또 세상이란 게 참... 논리로 설명되지 않고,
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불쑥 찾아와 나도 모르게 마음이 상할 때가 많다.
그럴 때,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방법은
바로, 그냥 무조건 마음껏 쉴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 하나쯤은 꼭 필요하다는 것 같다.
그게 따뜻한 친구들의 품일 수도 있고,
언제나 내 편인 부모님일 수도, 혹은 든든한 배우자일 수도 있을듯..
그런 곳이 있다면, 설령 근본적인 문제들이 다 해결된 건 아니더라도,
적어도 지치고 아팠던 마음은 충분히 풀어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든든한 안식처가 되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세상살이에 상처받고 억울한 일이 생겼을 때,
아무 말 없이 그저 엄마한테 쪼르르 달려와 편히 쉴 수 있도록 말이다.
마음의 안식처는 물론이고, 따뜻한 음식까지! 마치 '2종 세트'까지.
엄마가 해준 맛있는 거 먹기만 해도 스르르 화가 풀리는,
나만의 '시그니처 요리' 몇 가지는 꼭 만들어둬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 아이들에게 언제든 찾아와 기댈 수 있는
그런 멋진 부모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