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새벽에 읽은 책들

작가들이 숨겨둔 메시지를 찾는 재미가 나를 독서의 세계로 이끌었다

by 송민경

새벽 4시 20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책을 펼치는 것이다.

10년 동안 그 자리에서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 정확히 세어본 적은 없다. 다만 확실한 건, 그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은 르몽드 100선 독서 모임에서 시작됐다.


# 고전 문학의 세계에 빠져들다

처음부터 고전 문학을 읽은 건 아니었다. 솔직히 처음엔 어려웠다.

카뮈, 카프카,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버지니아 울프, 슈테판 츠바이크, 헤르만 헤세.

이름만 들어도 묵직한 작가들이다.

문장이 낯설고, 시대적 배경도 다르고, 단숨에 읽히지 않는다.

처음 모임에 나갔을 때 솔직히 위축됐다.

다들 이미 읽은 사람들 같았고, 나는 이제 막 첫 페이지를 펼친 사람이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알게 됐다.

고전이 어려운 건 내용이 복잡해서가 아니라,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행간에 숨겨두고, 인물의 행동 속에 녹여두고, 독자 스스로 발견하기를 기다린다.

그 메시지를 찾아내는 순간이 있다.

작가가 독자에게 조용히 건네는 말을 찾아내는 그 순간. 그게 너무 재미있었다.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더 빠져들었다.

쉽게 읽히는 책은 쉽게 잊힌다.

한 문장을 곱씹고, 다시 앞장을 넘기고, 며칠을 두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들이 결국 오래 남는다.


# 블로그에 쓰기 시작하다

읽기만 해서는 부족했다.

내가 발견한 메시지를, 내가 받은 울림을 어딘가에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다.

거창한 서평이 아니었다.

그냥 이 책이 나에게 무슨 말을 건넸는지,

내 언어로 풀어쓰는 것이었다.

카뮈가 이방인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는지,

카프카의 인물들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헤세가 데미안을 통해 독자에게 묻는 것은 무엇인지.

새벽에 읽고, 새벽에 썼다. 그렇게 끄적거린 글들이 쌓여갔다.

그리고 어느 날 뜻밖의 연락이 왔다.


https://blog.naver.com/twinkle0904/222194477862


#작가라는 덤

작가라는 길은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공동저자 출판 제안이었다. 솔직히 너무 신기했다.

작가라는 길은 나와 상관없는 세계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새벽에 혼자 써내려간 글을 누군가 읽고 있었던 것이다.

블로그에 끄적거린 글을 보고 제안이 왔다는 말에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그렇게 "세기의 책들"이라는 책의 공동저자가 됐다.

그 경험이 나에게 준 것은 단순히 책 한 권이 아니었다.

계속 읽고, 계속 쓰고 싶다는 동기였다.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가 10년째 새벽을 지키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됐다.


https://blog.naver.com/twinkle0904/222737438630


# 책읽기의 완성은 글쓰기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사실 반쪽이다.

읽고 나서 그냥 덮으면 며칠 지나 내용이 흐릿해진다.

감동은 남아도 정확히 무엇이 나를 움직였는지 잘 모르게 된다.

글을 써야 비로소 정리된다.

내가 이 책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 어떤 문장이 마음에 걸렸는지,

그게 내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쓰는 행위가 생각을 붙잡아두고, 그 생각이 기억이 되고,

기억이 쌓이면 삶에 적용하기가 쉬워진다.

결국 글쓰기가 책읽기의 킥이다.

새벽에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루틴이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유도 그래서다.

읽기와 쓰기가 서로를 완성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여기에 행동까지 바뀌면 최고다.

책상머리 지식이 아닌 실천하는 지식이 되는셈이다.


# 그 고민의 답도 결국 책에 있었다

10년 동안 새벽에 읽은 책들은 나에게 단순한 지식이 아니었다.

어떤 책은 위로였고, 어떤 책은 해답이었고, 어떤 책은 고요한 새벽을 함께 버텨준 친구였다.

힘든 시간마다, 선택의 갈림길마다, 나는 서가 앞에 섰다.

그리고 책은 거의 매번 뭔가를 건네줬다.

직접적인 답이 아니라, 내 안에 이미 있던 답을 꺼내도록 도와주는 방식으로.

그 이야기는 다음 화에서 이어가려 한다.



10년간 새벽마다 읽은 책들,

그 기록은 '새록초록한 독서' 블로그에 하나하나 남겨두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세요.

새록초록 새벽서재 : 네이버 블로그


혼자 시작하기 어렵다면, 새벽독서 모임과 함께해보세요. 함께 읽으면 더 즐겁습니다 :)



[다음 편 예고]

다음 주에는 '성장 - 내 삶의 해답을 책에서 찾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어떤 책들에서 어떤 답을 찾았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새벽 4시 20분, 10년의 기록>은 매주 화요일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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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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