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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쟁이 Dec 08. 2023

함부로 위로하려 조언하지 말아 주세요.

말 한마디가 오히려 위로 보다 독이 될 수 있다.

 간혹 나에게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말을 잘 골라서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나에게 위로랍시고 하는 말은 나에게 독이 되는 말들을 할 때가 있다. 

“힘들지? 그래도 아이들 다 클 때까지 견뎌야지.”

“네가 힘든 거 이해하지만, 네가 정신을 똑바려 차려야지.”

“힘들수록, 긍정적으로.”

“힘내라, 네가 지치면 어떻게 해.”

이런 말들은 오히려 나에게 우리 아이들에게 잘 못하고 있다는 듯한, 나를 자책하게 만드는 말들이기도 하다. 또한 나만의 희생으로 견디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또한 힘내라는 말과 긍정적으로 라는 말은, 현실이 그렇지 못해 금전적으로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친 나에게 오히려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약해 빠진 놈.”     


 아내와 이별한 지 이번 추석이 다가오면 2년째가 되어간다. 아직 아내의 빈자리가 커서, 우리 가족은 셋이 살아가는 방식에 익숙해지려 하고 있다.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려고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빠르게 늙어가는 듯 지쳐 가는 것이 느껴진다. 체중도 7kg이나 빠져 버렸고, 우울증 약을 안 먹으면 잠을 들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 나에게 오히려 저런 말들은 도움보다는 괴롭히는 말들이 되니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그런 위로라면 하지 말아 줬으면 해.”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그 사람들이 나름 자신만의 방식으로 위로한다고 하는 말이기 때문에 면전에다가 저런 말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주위에 큰 일을 겪고 나서 행동과 얼굴의 낯빛이 좋지 않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제발이지 말 조심히 했으면 하고, 아니면 차라리 그냥 맛있는 밥이나 한 끼 하면서 재밌는 주제로 웃게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알려주고 싶어서다.      



 위로라는 것은 특별한 말과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 때가 많다. 아무 말 없이 같이 있어주기. 이야기 들어주면서 끄덕여 주는 것. 밥 같이 먹어주기. 이런 사소한 것이 오히려 힘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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