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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정 Jun 30. 2024

동네 숲길

이름은 박석공원,

내가 너무 좋아하는

왕복 5km 정도의 숲길이다.


나에게 이 길은

여러 가지로 특별하고

남다르다.


요약하자면,

첫째는 위안이고,

둘째는 성취의 길이며,

째는 맨발이다.


2015년 직장 승진 시험에서

3진 아웃에 처했고,

이후 스트레스와 절망감이 폐부를 찔러댔고,

힘겨운 교육청 생활이 이어졌다.  


고통스러운 현실이 극에 달했던 2021년 이맘때,

영종하늘도시 한신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이 길을 다니기 시작했다.


가슴이 답답해지면

산악마라톤 삼아

음악과 함께 달리곤 하면서,

자꾸만 비틀어지던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으로 부여받은 사무관 시험을 준비하면서

박석공원은 말하기 등 면접 공부를 위한 연습 장소로써 최적지였다.


실적서 작성 내용과 면접대비 연습 문제를

내 목소리로 직접 녹음하여,

운동과 함께 셀 수 없을 정도로 반복 청취했다.


마침내 야구로 치먼,  9회 말 2 사 투쓰리 풀카운트 상황에서 홈런을 쳐냈다.

그야말로 기사회생했다.


요새는 오늘처럼 휴일이면

맨발로 걸으면서 사색도 하고,

듣는 공부도 이어간다.


지난번 다녀온 지리산 뱀사골처럼 돌길도 아니고,

햇살이 내리치는 고지도 아니어서

맨발로 걷기도 좋다.


박석 공원 숲길은

나에게 이모저모

감사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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