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들기 위해 인공와우와 보청기를 TV 수납장 위에 올려두었다. 설마 포메라니안이 TV 수납함 위에 있는 물건까지 끌어다가 입을 댈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침에 기상하니 보청기가 너덜너덜해졌다. 고무패킹은 거실 구석에서 발견했다.
어쩐지.. 새벽에 자꾸 내 주위를 왔다 갔다 하더라니
숫자가 적혀 있는 저 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잘근잘근 씹어댔다. 오.. 금이야ㅠㅠ
보청기 비용이 부담돼서 새로운 보청기를 고민하고 있었더니, 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주었다. 그 와중에 인공와우가 아닌 보청기라서 다행이라고 안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그래, 천만 원짜리보다는 백만 원짜리인 게 다행인거지.
저음을 잘 잡아주는 보청기 없이 인공와우로만 소리를 들으려니 소리가 많이 울리고 날아가서 명료하게 듣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보청기를 선택하는 것부터 피팅을 하는 것까지. 또 다시 고난의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벌써 에너지를 다 소비한 이 느낌...
그러나
결국 난, 새로운 보청기 (100만원의 예산을 필요로 하는)를 선택하지 않았고 일단 수리 후 좀 더 사용하는 것을 선택했다. 다행히 수리비는 8만원이라고 한다.
보청기를 맞춘지 약 5년째인데 조금 더 사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저음 부분을 다시 피팅하고 듣기 재활에 시간을 쏟아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