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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오 Jul 15. 2024

“새로운 커피 세상.”

Intelligentsia Coffee | 인텔리젠시아 커피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신념을 가진 브랜드는 삶과 환경을 변화시킨다. 신념이 있는 곳에선 브랜드를 만든 자의 소명의식을 담은 제품과 체계 System가 탄생하고 그곳엔 색다른 가치를 피어난다. 사람들은 이제까지와 차원이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좋은 것을 누릴 기회를 얻는다.

커피 브랜드 ‘인텔리젠시아 Intelligentsia Coffee & Tea’는 러시아 지식 계층, ‘인텔리겐치아’의 신념을 계승했다. 날개 모양의 심벌은 커피를 전 아랍으로 퍼뜨린 수피교의 휘장을 본떴다. 심벌 로고의 정중앙에는 에스프레소가 담긴 데미타세가 놓여있고, 이는 새롭고 귀한 커피를 전파하겠다는 의미를 강조한다. 인텔리젠시아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잇는 훌륭한 가교역할로써 새로운 커피 세상을 만들고 있다.


인텔리젠시아의 시작, 제3의 커피 물결

1830년대 어느 날 러시아 시인 바실리 안드레예비치 주코브스키 Vasilii Andreevich Zhukovskii는 일기장에 ‘인텔리겐치아’라는 단어를 쓴다. 이 단어는 러시아를 새롭게 바꿀 지식 계층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된다.

인텔리겐치아들은 현재의 잘못된 체제에 대한 죄의식과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러시아를 변화시키려는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1860년대 언론과 출판의 발달과 함께 뚜렷한 모습을 나타낸 그들은 귀족부터 대학생, 교사,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지만, 새로운 지식을 활용한 사회의 변혁을 꿈꾸었다.

인텔리겐치아의 이름을 담은 브랜드가 미국에서 태어난다. 인텔리젠시아의 창업자 더그젤 Doug Zell은 커피세상에서 펼쳐진 제1, 2의 커피 물결을 목격했다. 그리고 더 나은 커피를 선보인다는 소명의식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그들은 산지별로 특색 있고 신선한 커피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운다. 군용 커피로 시작하여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제1의 커피 물결, 스타벅스를 필두로 거대 카페 브랜드들이 조금 더 나은 맛과 공간의 편안함을 선사하는 제2의 커피 물결에 이어, 인텔리젠시아가 일으킨 제3의 커피 물결은 큰 파장을 일으킨다.

품질에 기반을 둔 소규모 카페 브랜드가 속속 문을 열면서 제3의 커피 물결이 탄생했다. 1995년 시카고 레이크 뷰에서 오픈한 인텔리젠시아 커피는 품질 좋은 생두를 생산하는 농가를 찾아 직거래하고, 커피가 수확되었을 때의 선도를 최대한 유지하는 등 우수한 품질의 신선한 원두를 확보하겠다는 정책을 펼쳐 나갔다.


커피 시장에 처음 도입된 직거래

인텔리젠시아가 얻으려 했던 것은 각 산지의 특색이 물씬 드러나고, 신선함을 유지해 맛 좋은 커피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두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로스팅이 필요했다. 커피 맛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소는 생두의 우수한 품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커피 열매가 가지 끝에 맺힐 때까지 충분한 영양분과 적당한 햇빛을 주고, 수확 시에는 생두가 다치지 않게 씻고 건조해야 한다. 이 각각의 과정에는 커피 농가의 정성과 노고가 필수적이다. 인텔리젠시아는 새로운 직거래시스템 Direct trade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커피 브랜드와 커피 농가가 중간 상인 없이 직접 거래하여 생산자의 노고를 인정하고 소비자에게 좋은 커피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인텔리젠시아는 농가와 첫 번째 거래가 이루어지기까지 5년이란 긴 시간을 투자했다. 더그 젤과 구매팀은 1년에 2/3 이상의 시간을 적정 농장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도는데 할애했다. 농장을 선별하고 동고동락하며 우수한 생두를 수확하기 위해 애썼다. 구매팀은 농부들에게 경작과 수확에 관련한 최신 정보와 기술을 전달하는 등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서로의 신뢰를 쌓아갔다. 현지 구매팀은 원두를 분류하고 하나하나 시음해서 질 좋은 원두를 찾았다. 이때, 품질에 맞게 프리미엄 가치의 금액을 책정했다. 수확 직전에 구매계약을 하고 수확한 후 생두를 샘플로 본사에 보냈다. 샘플 생두를 받은 본사에선 샘플 로스팅 후 커피 맛을 감별하는 커핑 cupping을 통해 점수를 매기고 그에 따른 가격을 책정했다. 품질이 높을수록 가격도 높으니 농장들은 다음 해엔 더욱 좋은 품질을 위한 원두재배에 힘썼다. 구매계약을 통해 수입된 생두는 한 달 이내에 로스팅 공장에 배송되었고, 공장은 생두 상태에서 원두 생산까지 철저하게 신선함을 보존했다. 수확 이후 가장 맛있을 시기까지 훌륭한 원두를 생산해 공급하는 ‘제철 커피 In season’라는 기준을 만들어 유통기한을 준수하고 있다.


바리스타와 중심의 커피문화

바리스타는 인텔리젠시아가 추구하는 커피맛을 더 널리 선보이는 전도사 역할을 수행한다. 바리스타의 설명을 통해 커피에 대해 알고 마시면 손님들은 더 맛있게 커피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텔리젠시아의 커피와 카페에 대한 애정의 연결고리를 가질 수 있다. 인텔리젠시아는 카페에 바리스타와 손님의 소통을 위한 공간, 바 Bar를 만들었다. 바리스타는 ‘바’에서 에스프레소 머신, 핸드 드립 도구, 사이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원두를 추출하는 도구를 손님에게 설명한다.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원두와 추출도구에 따른 맛의 특색을 설명한다.

손님은 바리스타의 설명을 듣고 자신이 원하는 원두와 추출방식을 선택한다. ‘바’는 새로운 커피를 손님에게 제대로 전하고 그들과 더불어 새로운 커피 세상을 만들어가는 공간이 된다. 인텔리젠시아는 바를 그들만의 독특한 바리스타 중심문화로 정착시켰다.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커피에 대한 애정, 손님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들은 끊임없이 교육받고 좋은 커피와 바리스타 역할에 대해 토론한다.

인텔리젠시아의 신념을 공유하는 바리스타는 손님과 신뢰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는 브랜드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진다.


소신 있는 브랜드의 가치

인텔리젠시아가 만든 카페 문화는 커피 농부에게는 노고와 헌신으로 흘리는 땀의 가치를 충분히 보여주었고 손님들에게는 각 산지의 특색 있는 커피 맛과 새로운 커피 세상을 경험하게 해 주었다. 브랜드의 소신이 담긴 가치는 중첩적이다. 좋은 브랜드는 그것을 체험하는 이들에게 정서적 편익뿐만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표출할 수 있는 가치를 준다. 사람들은 인텔리젠시아를 통해 커피만 마시는 것이 아닌, 농부들이 흘리는 땀의 가치를 값으로 치르고 커피 세상에 한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을 갖게 한다. 소신 있는 브랜드는 사람들의 행동을 바꾼다. 그런 브랜드가 오래간다.


소신 있는 브랜드는 사람들의 행동을 바꾼다.

그리고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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