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한 뒤 연락이 뜸하더니 한참만에 다시 찾아왔다.
A씨 : "선생님.. 알코올중독자는 불가능한 것을 하나님께 맡겨야되는 것 같아요..."
그의 갑작스러운 신앙고백에 당황스러웠지만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나 : "선생님께 있어서 불가능한 부분은 어떤 걸까요?"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다가 천천히 말을 꺼낸다.
A씨 : "저에게 있어 불가능한 부분은 제 감정인 것 같네요.." "제가 이번에 술에 다시 무너졌을때, 왜 그랬을까.. 곰곰히 생각해 봤어요." "저는 제가 제 감정을 스스로 잘 다룰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저는 감정에 참 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그는 그동안 거부했던 약물치료에 대해 동의를 하고 병원에 가기로 했다.
본인의 감정조절을 도와주는 약물치료를 당분간 받아보겠단다.
알코올중독자과 담담히 이어가는 대화속에서 '겸손'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자인 그에게서 자발적으로 존경심이 느껴졌다.
겸손함이란 내가 할 수 없는 불가능한 부분에 대해 깨우치면서 저절로 따라오는 성품인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주시고 어쩔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