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바라기
by 김편선
와록사에서
바다 바라기를 했다
캠핑 의자에 앉아
책 한 권 멋으로 들고
뒷산이 만들어주는
작은 그늘에 의지해
바다 바라기를 했다
해 바라기는 싫어서
한 뼘씩 한 뼘씩
자리를 옮겨가며
바다 바라기를 했다
산도, 사슴도
모래조차 누워서 바다 바라기를 하는
와록사 그 곳에서
지난 여름.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와록사 주차장을 베이스캠프 삼아
울릉도 차박 여행을 했습니다.
아직도 햇볕이 따갑지 않은 오전에
의자를 옮겨가며 바다바라기를 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며
끄적여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