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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아래 Aug 22. 2023

의식의 흐름

새벽 2시 반에 깨다

더위 때문에 잠에서 깨었을까?

나는 무슨 꿈을 꾸고 있었던 걸까?

의식이 들자마자 선풍기를 켰다.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 주면서 상쾌함을 느낀다. 느낀 게 아니라 생각으로 말을 하고 있다.

그럼 이 문장이 맞는 말인지도 따져 본다.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 주면서 상쾌함을 느낀다'


시원한 바람이 주어이다.  어렸을 때 나는 주어라고 배웠는데 요즘은 임자말이라고 배운단다.

그래.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 준다.

시원한 바람이 상쾌함을 느낀다.

비문이다.

문장 호응이 안된 명백한 비문.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 주어, 나는 비로소 상쾌함을 느끼게 되었다.'

일단 이렇게 정정해 본다.

왜 잠에서 깨자마자 나의 무의식에게 대항하듯 나 스스로에게 따져 물을까?

시간을 본다.

2시 반.

나는 아무 소리 안 하고 다시 자려고 누웠다.


유관순은 꽃피우지 못한 나이로 순국했다.

그녀의 얼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하나님께 얼마나 기도했을까?

두려운 마음이 그녀에겐 없었을까?

'하나님, 도와주세요. 미개한 제국주의자들이 우리 강산을 짓밟는 것도 모자라 조선의 귀한 목숨들을 짓밟고 있습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세요'

라고 기도했을 것이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너무 아파요. 이 모진 고통 속에서 조국을 배반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라고도 했을 것이다.


하나님은 어떤 식으로 그녀의 기도에 응답했을까?

아예 응답하지 않았을까?

현대인들도 하나님께 기도 한다.

유관순처럼 절실하지 못하겠지만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게 아니라 달팽이처럼 무거운 인생을 끌고 가고 있다고 느낄 때면 하나님을 찾지 않겠는가?

하나님은 누구시며 인생에게 어떻게 응답하시는가?

궁금하다.


구석기시대는 동굴과 막집에서 수렵과 채집을 통해  먹고 즐기며 이동했다.

깔끔한 인생.

농업을 하면서 정착생활을 했고, 움집을 지어 살았다. 곡식이 많아지니 빗살무늬토기에 곡식을 넣어 두었을 것이다. 이윽고 누구네는 곡식이 많았고, 누구네는 곡식이 부족해졌을 것이다.

공정한 처사.


곡식을 많이 가진 자가 더 가지기 위해 누군가를 죽였을 것이다. 그가 혼자였다면 살인죄가 되었겠지만, 많은 사람을 그의 편으로 만들어 두었다면 전쟁영웅이 되어 왕이 되었을 것이다.

정의는 어디로 실종되었나?

만물의 선악, 정의는 중요하지 않다.

인간사, 문화, 인간들의 중론을 따르는 것 이것이 정의가 되었다.

왜냐면 신은 개입하지 않으니까.


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인간사에 개입한다.

왜 하필 이스라엘인가?

우주만물을 창조했다면서.

지엽적인 분.

예수님은 잃어버린 양을 찾으러 지구라는 행성으로 여행온 어린 왕자.

우물가에서 뱀을 만났지.

조심해.

여우가 소리쳤지.

예수님은 그렇게 사막 한가운데서 죽어 갔던 거야.

아니.

그의 별로 돌아갔지.

왜냐하면 자기 별에는 꽃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사막이 아름다운 건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야.

예수님이야 말로 척박한 사막에서 오아시스가 되어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샘물을 퍼주었지.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실 때 이렇게 외친 거야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나님이여 하나님이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예수님에게도 하나님은 침묵했었나 보다.

돌아가시고 나니 지진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고는 하던데ᆢ

하나님도 뭔가를 이루는 대에 골몰하셔서 개입할 수 없는 사연이 있다고 보인다.

그래.

하나님이 일일이 인간사에 개입하면 입장 난처하실 일이 많으실 거다.

그래도 하나님이 살아 계시니 기도하는 것은 잊어버리지 말자.

그리고 개미도 불 속에 들어가 탁탁 소리를 내며 타들어 간다면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걸 잊지 말자.


나는 개미의 마음도 모르고, 하나님의 마음도 모른다.

나는 단지 나의 생각만 알 뿐이지, 나의 마음도 모른다.

의식이 무의식에 비해 4%라면, 나는 나의 4%를 알 뿐, 96%의 나도 모른다.

그러니 내가 아는 거라곤 소크라테스가 말한 대로 나 자신이 무지하다는 그것만 안다.

나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알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싶다.

하나님의 마음과 개미의 마음까지.

그리하여 나 자신도 알고 싶다고 마지막으로 기도하고 싶다


커버:pixbay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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