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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 Sep 18. 2024

어느 소풍길

북녘 하늘은 끝 간데없이 푸르고

들녘은 온통 초록이다.


들판을 가로질러

상하행의 기차가 오고 갔다.


때론 무심하게

때론 요란하게.


그랬다.

어떤 일이든

그렇게 오고 그렇게 가는 것,


왕복을 달리는 기차가

하나의 선로를 달리려면

약속된 장소에서 잠시간 비켜섰다가 가야 하는 것이다.


땡땡땡...

기차는 빠르게 건널목을 스쳐 지나갔고

푸른 종소리만 부서져

나비처럼 날아오른다.


당신과 내가

하나로 살기 위해 마주쳤던

잠시도 비켜서지 못했던 숱한 과오들이

한순간 저 선로 위로 부서져 내린다.


어느 소풍길

사소한 풍경 하나를 만나 찰나에 교감되는 사색의 줄기하나가

내 사는 모양새를 나무라고 부끄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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