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전문강사로 선발된 후 화상으로 첫 강의도 해보고 위촉장 수여 및 보수교육을 위해 강릉을 다녀왔다. 화상 강의는 경기도 광주 산속,고요하고 쾌적한 자연의 품에 위치한 우리 부 교육원 내 화상강의실에서 하였는데 최첨단 스튜디오에서 고급 조명과 필터의 도움으로 나의 두 턱 중 한 턱이 날아가는 기적의 카메라마사지를 받으며 좋은 환경에서 잘하고 왔다. 교육연구원님의 배려와 훌륭한 수강생분들 덕분에 그간 업무로 지친 내가 오히려 힐링이 된 고마운 하루였다. 나의 강의내용이 수강생분들께 하나라도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화상강의 후 다음날 팀 내 대형 채용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다음날 강릉행 KTX에 지친 몸을 실었다. 서울-양평-평창 등을 거쳐 드디어 2시간 만에 강릉에 도착했다. 숙소로 향하는 셔틀버스 창 밖 풍경은 산, 밭, 바다의 모습이 예쁘게 어우러져 있었다.
교육말미에 사내전문강사들 앞에서 서로의 강의를 5분 시연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다들 수강생들 앞에서 할 때보다 훨씬 긴장한 눈치였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간 서로의 강의내용이 궁금했던 터라 호기심 가득한 흥미진진한 분위기도 감돌았다. 역시나 자기 업무분야의 달인답게 실무적인 전문성과 본인의 강의내용이 사내직원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진심을 갖춘 유익한 강의들이었다. 마음이 통하였는지 어느새 우리는 서로를 자랑스럽게 바라보며 응원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호텔 조식을 먹고 호젓하게 사천진해수욕장 해안선을 따라 산책을 하며 사색에 빠져보았다. 평일이고 비성수기여서 인지 관광객이 거의 없어 주변이 매우 조용했다. 갈매기 끼륵끼륵~~, 쏴아~ 쏴아~ 파도소리, 강렬하게 따뜻한 햇볕, 다양한 채도의 파란색 그라데이션 가득한 예쁜 바다, 반대편으로 보이는 태백산 능선의 바람개비를 닮은 대관령 풍력발전기는 오랫동안 생각날 것 같다.
강릉문화체험도 하였는데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모자위인의 문화유적지인 오죽헌을 다녀왔다. 해박한 지식과 애향심 가득한 문화해설사님의 유쾌한 해설은 역사탐방의 재미를 더해 주었다. 오죽헌 옆 사당 기둥이 매우 반질거렸는데 전국의 엄마들이 자식 잘 되길 바라면서 신사임당의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하도 만져대서 그렇단다. 문화해설사님의 멘트가 끝나자마자 정신을 차려보니 나 역시 어느새 기둥을 만지고 향 피우며 기도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엄마 DNA 속에 공통적으로 자식사랑이 프로그래밍된 듯하다.
초당마을 순두부 맛집에서 차돌해물짬뽕 순두부를 먹고 강릉커피거리 뷰맛집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교육일정을 마치고 아쉽지만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집안일, 회사일로 눈코 틀새 없이 바쁘겠지만 당분간은 강릉바다의 추억을 떠올리며 견뎌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