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잃어버려서 아쉬운 것은

나의 삶에서 사라져 버린 것

by 아누코난

가장 먼저 생각난 나에게 사라져서 아쉬운 것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때까지 썼던 일기장이다.


부모님 집을 나와 자취를 시작하고 직장을 다닐 때 소중한 내 것이라고 같이 가지고 나왔던 것인데 그때는 불안정하고 이사도 자주 다니고 크고 작은 일이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집에 그냥 두고 나와도 되었는데 왜 그것을 들고나왔는지 후회가 된다. 나의 어릴 때 기억, 내가 그 시절 좋아하고 싫어했던 것들, 부모님, 언니 동생들하고의 생활, 선생님들에 대한 내 생각, 즐거워하고 기뻤던 것들, 고민하고 관심 있었던 것들 모든 것이 녹아있었는데 잃어버려 너무 아쉽다. 그때의 시기를 도둑맞은 느낌도 든다.


나의 첫 일기는 초등학교인데 숙제로 일기를 써서 제출하라고 했다. 그러면 선생님이 내 일기에 관한 생각이나 질문을 빨간 볼펜으로 적어서 돌려주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애정과 사랑을 담아 적어주고 피드백을 해주신 거였지만, 그때는 그게 너무 싫었다.


왜 내 일기에 아무리 선생님이라도 자기의 생각을 적어놓는 것이 기분 나빴다. 그래서 빨간 볼펜으로 적어준 글에 내가 심통도 부리고 말도 안 되는 댓글을 쓰기도 했다.

그때의 불만스러운 감정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초등학교 3학년 전후였던 것 같은데 아마도 10살 때쯤 나는 선생님이나 부모님에 대해 독립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초등학교때는 학년이 올라갈때 마다 두려웠던 생각도 나고 선생님들과 조금씩 트러블도 있었다.


지금은 어릴 때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내 기억이 맞는지 틀리는지조차 헷갈릴 때가 많은데 나의 꼬맹이 시절 초등학교 시절의 그 일기장이 너무 보고 싶다. 아마도 나의 꼬맹이 시절이 그리운 것일 수도 있고 알고 싶은 것이 아닐까?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때의 일기는 시켜서 쓴 것은 아니고 초등학교의 일기 쓰는 습관이 이어져 일기를 자주 쓰고 꾸몄다.

지금의 다꾸.. 다이어리 꾸미기를 했었다. 매일 쓴 것은 아니었지만 공부하다가 지겨울 때, 라디오를 들으며, 음악을 들으며 일기를 썼다.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즐겁거나 아마도 화날 때나 짜증 날 때 더 많이 적었었던 것 같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문장도 적고, 가사도 적었던 것 같다.


밤늦게 책상 앞에서 일기 쓰는 나, 사색하며 고민하는 나의 불만과 불안과 욕구가 가득했던 내가 생각이 난다. 그때의 찬란했던 나의 기록을 정말 만나고 싶다. 지금도 일기를 가끔 쓸 때면 그때 잃어버린 일기장이 생각난다.


내가 잃어버려 아쉬운 것은 나의 꼬맹이 시절과 학창시절의 기록과 기억이 사라져 버려 그때의 나를 생생히 마주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라져 버린 나의 기록들이 정말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