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앉아 TV를 보던 엄마가 노래자랑 나온 사람이 부른 노래 제목을 묻는다.
바로 휴대폰을 열어 유*브에서 노래를 찾는 정님 씨.
박진영의 노래 <그녀는 예뻤다>를 찾았다.
안방으로 들어간 정님 씨는 한참 동안 나오지 않는다.
조그만 상 앞에 앉아 열심히 노래 가사를 받아 적는다.
그러고는 유*브를 보며 수차례 노래를 따라 부른다.
한참을 그렇게 노래를 배우곤 이제 가사를 보며 여러 차례 혼자 불러본다.
그렇게 또 하나의 정님 씨 플레이리스트가 추가되었다.
요즘 사람들은 휴대폰에 재생목록을 저장해 바로 터치해 듣지만
옛날 사람 정님 씨는 아직 손글씨 가사가 익숙하다.
그래도 TV 속 사람이나 노래가 궁금할 때면 항상 **버와 유*브를 검색해 원하는 정보를 찾아낼 줄 아는
자칭 세련된 할머니다.
그렇게 적어놓은 정님 씨의 오프라인 플레이리스트는 거의 책 한 권 분량이다.
이면지며 커다란 달력 뒷장을 잘라 만든 노래 가사집,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글씨체가 참 정갈하다.
한번은 글씨 참 예쁘다고 큰 사위가 번갈아 칭찬했더니 아이처럼 좋아하신다.
"이게 뭐가 이뻐? 그냥 막 썼는데..."
그러면서 더 잘 쓴 가사를 찾으신다.
홀로 안방에 들어간 정님 씨는 몇 시간이고 노래 부르는 소리만 잔잔히 흘러나온다.
귀 기울여 보면, 어제 노래 교실에서 배운 새 노래도 불러보고,
엊그제 적어놓은 송가인 신곡도 영상을 보며 다시 공부한다.
내일 노래 카페 가서 부를 노래 서너 곡도 미리 뽑아 연습해둔다.
그렇게 안방에 혼자 앉은 정님 씨는 홀로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