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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당탕탕 손박사 Mar 06. 2023

미국 렌트에 대한 경험

5년 차 보스턴,  프로이사러의 이사 경험 요약

보스턴은 각자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서 단기간 방문, 출장, 유학을 오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나 또한 처음에 2~3년 포닥생활을 하고 돌아가려고 했었고 여행과 다르게 몇 달 이상 머물 곳은 찾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렌트비가 어마어마 한 곳이다 보니 나도 집을 구할따 여러 가지 고민이 들었었고 한국사람들끼리 모이면 항상 이야깃거리가 되곤 한다. 내가 어떤 곳에 살았었고, 렌트비가 얼마 정도 들었는지, 유틸리티는 어느 정도였는지 되는지 공유해보고자 한다.



(1) 2019년 4월~6월, 룸렌트(?) 하숙(?) ~950불 (유틸 포함)

한국에서 싱글이 정착할 곳을 찾을 때 미리 아파트 계약을 하고 오는 경우, 서브렛을 구하는 경우, 에어비앤비 등이 있는 것 같고, 나 같은 경우는 보스턴코리아에서 한국분이 하시는 하숙(?) 같은 곳에 첫 3달을 보냈다. 원래는 1년 이상 머물 사람을 찾으시는 것 같았는데 부탁드리니 일단 3개월만 살아도 괜찮다고 하셨다. 학기 중에 공실이 있었어 그랬는지, 그분이 원래 쿨하신 분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살았던 곳은 센트럴 스퀘어역 세어 걸어 7분 정도로 위치면에서 굉장히 좋았고 방이나 시설도 나쁘진 않았다. 1층은 상가였고 2~3층에 7명이 화장실 2개 주방 1개를 공유하다 보니 약간 불편할 때도 있었다. 또한 방도 미국 집치고는 작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반적으로 난 만족했었고 하우스메이트분들도 매너 있었고 좋았다. 내가 나가던 때 두 분 정도도 그 집을 나와 한 분은 유럽으로 한 분은 미국의 다른 주로 이사 가셨는데, 쓰시면 물건들은 공짜로 주고 가셨고 한 분은 이사도 도와주셨다. 이 분들의 친절을 있지 못해 나도 한국에서 처음 오는 사람들을 보면 이유 없이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주변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처음에 아파트 회사에 직접 연락하는 건 크레딧이 없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경우가 있는 것 같고, 보통 한국인 리얼터나 나처럼 보스턴코리아를 통해 서블렛이나 룸렌트를 구하는 게 대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아파트 회사마다 해주는 경우도 많으니 알아보아야만 한다. 한국인 리얼터의 경우 (내 생각엔) 아파트에 직접 연락하는 것보다는 아주 조금은 손해 보고 계약할 수도 있는 것 같은데 한국에서 바로 오면서 가족들이 있다면 사실상 선택권은 이 없어 한국인 리얼터를 통해 계약하는 방법 밖에 없을 수도 있다.


(2) 2019년 7월 ~ 2020년 10월, 하버드 하우징, 스튜디오 ~1900불 (유틸 포함)

2019년 하버드 하우징 입사하는 날 1
2019년 하버드 하우징 입사하는 날 2


Floor Plan

나는 하버드의 affiliated 된 병원 중 하나에서 포닥을 했었기 때문에 하버드 하우징에 지원할 자격이 있었다. 하버드 하우징을 공실이 있을 경우 수시로 어플라이를 할 수 있고, 5~6월에는 우리나라 수강신청을 하듯이 좀 더 대대적으로 어플라이를 하는 날이 있었다. 나는 그때를 노려서 스튜디오 하나를 계약할 수 있었다. 리얼터를 통하거나 아파트 사무실로 직접 계약을 하나 보통 소셜 넘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디파짓을 걸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돼 소셜이 없거나, 소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인 경우 디파짓을 많이 걸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버드 하우징의 최대 장점은 하버드에 관련이 있는 사람이란 것을 학교가 알기 때문에 따로 디파짓을 요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그냥 첫 달 월세를 먼저 내는 방식이었다. 하버드 하우징의 경우 지은 지 10~20년 내의 건물들이 있는데 이런 곳은 인기가 꽤 많아서 경쟁이 심하여 나는 구하지 못했다.


내가 살던 건물 (구글맵스 펌)

참고로 보스턴 시내에는 지은 지 100년쯤 되는 건물들이 매우 많고, 내가 살던 건물도 1920년 정도에 지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그 정도론 낡아 보이진 않았고 엘리베이터는 교체한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신식이었다. 낡은 것에 비해선 관리가 매우 잘되었고, 문제가 생기면 관리하시는 분들이 바로바로 수리/교체하는 것으로 보였다. 나도 창문 블라인드가 떨어졌었는데 홈페이지를 통해 수리를 요청하니 하루가 안되어 교체해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외국살이가 처음이거나 치안 같은 것이 걱정된다면 학교 하우징에 사는 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한국은 락다운이 없었지만 2020년의 미국은 코비드로 인해서 제대로 돌아가는 게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하버드 하우징이 낡았지만 주변 시세에 비해서 비싼 가격은 아니었는데 코비드 기간 동안 외부 아파트들은 가격을 매우 많이 깎아줬었다. 문제가 되었던 것은 주변 유닛에서 하버드 폴리스에 새벽에 우리 집에서 소음이 심하다고 신고를 몇 번 했었는데, 맹세코 난 매우 조용히 지냈었다. 그렇게 한 달여 동안 세네 번 폴리스를 부르고 나니 짜증이 났었고, 폴리스한테 난 아닌데 왜 자꾸 찾아오냐고 했더니 본인들은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나는 주변 fancy 한 아파트들이 코비드 때문에 도시에 사람이 없어서 하버드 하우징이랑 비슷한 가격대에 아파트를 렌트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사할 생각도 있었다. 원래는 300불 정도 프로세싱피와 한 달 정도의 노티스 기간이 있었는데 코비드 기간 때문인지 내가 소음신고에 대한 컴플레인을 해서인지는 몰라도 아무 조건 없이 바로 나가도 좋다고 했다.


유홀트럭과의 짜릿한 첫 만남



(3) 2020년 10월 ~ 2021년 10월, East Cambridge, Lechmere역 근처 아파트

직장에서 가까우면서 가격이 적당한 아파트를 알아보았고 Lechmere 근처의 아파트에 문의를 해 투어를 하고 이사 가기로 결정하였다. 이때는 미국에 온 지 1년이 넘었기에 아파트를 계약하는데 소셜 때문에 문제가 생기진 않았었다. 가격은 2020불에 유틸리티(가스, 전기, 인터넷, 주차)는 아무것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한국에서 봤을 때 전혀 합리적인 가격은 아니지만 2023년 지금 시점에서 저 아파트를 가려면 2900불은 줘야 하니 당시 가격이 얼마나 싼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나는 6주 무료프로모션을 받고 들어갔는데 실질적으로 한 달에 1800불도 안 되는 금액을 내는 셈이었다.


아파트 외관, 2018년식 건물로 매우 깨끗!


이 아파트는 소위 럭셔리 아파트였는데 아파트에 헬스장이랑 야외풀도 있는 아파트였고, 택배, 음식배달등을 대신 받아주기 때문에 매우 살기는 편했다. 위치와 남향인 것도 마음에 들었는데, 바로 앞에서 그린라인 공사를 하고 있어서 때때로 시끄러웠다. (이는 아파트에서 계약 시 계약서와 별로도 다른 안내서를 통해서 공지한 사실인긴 했다.) 이 아파트에 이사 오고 몇 달 뒤 와이프가 한국에서 왔다. 전반적으로 만족했으나 큰 도로 주변 + 병원으로 가는 길목이었기에 종종 엠뷸런스 소음에 시달려야 했고, 이점 때문에 와이프는 아직도 도심에 사는 걸 두려워한다.

"럭셔리" 아파트 (가구는 거의 누가 줬거나, 주웠거나, 이케아에서 샀었다...)

그리고 이 아파트의 최고 장점은 집 바로 근처에 잠깐 산책할만한 공원이 있고, Chalres river와 매우 인접해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매주 주말이면 공원 산책을 나갔고, 가끔은 보스턴 커먼이나 뉴버리 스트릿까지도 걸어가곤 했었다. 지금은 약간 외곽지역에 사는데 가끔 그런 도심 인접성이 그리워지긴 한다.


하지만 이제는 케임브리지나 보스턴 도심으로 다시 이사 갈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주차비가 비싸다. 주차를 원하면 225불을 추가로 내야만 했다. 하지만 주차장은 지하주차장에 출입이 쉽고, 주차위치가 지정이라 주차공간이 없을 위험은 절대 없다. (2) 지금 사는 집은 바로 앞에 공원은 없지만 5~1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산책할만한 공원이 많고 도심지보다 사람도 적어 산책할 맛이 난다. (3) 도심지역에 있는 마트에 가면 사람이 너무 많았다. 케임브리지 인근 마켓바스켓이 근방에서 가장 싼 곳이었는데 정말 사람이 너무너무 많았다. 구글평에 어떤 사람은 Zoo랑 비슷하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올해 가을에 또 이사를 가야 할 것 같은데 프로이사러 겸 외노자로서 이사 갈 곳에 대해 또 탐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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