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현실 불일치
4월.
달력도 봄이고,
길가엔 벚꽃도 피었는데
오늘 퇴근길 공기는
꽤 쌀쌀합니다.
얇은 옷차림에 어깨를 잔뜩 웅크리게 되는 저녁.
이런 날은,
마음도 같이 움츠러드는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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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는 이런 감정을
기대-현실 불일치(expectation-reality mismatch)라고 부릅니다.
‘이제 좀 따뜻해지겠지’
‘오늘은 좀 가벼울 줄 알았는데’
그런 마음이 만들어낸 온도 차가
작은 실망과 함께
기분을 서늘하게 만들어요.
특히 날씨처럼
외부 조건이 내가 바라는 흐름을 따르지 않을 때
사람은 작은 어긋남에서도 감정적 피로를 느끼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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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은 날엔, 마음도 덜 펴지는 게 자연스러워요.
기대했던 계절이 아직 오지 않았을 뿐이에요.
삶도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감정을 억지로 바꾸려 하기보다, “그래서 더 천천히 가자”라고 말해보세요.
조급함보다 느린 순응이 마음을 덜 얼게 해 줍니다.
지금 마음의 체감 온도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를 잘 견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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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도 퇴근합니다.
지금 당신의 마음이
조금 느리게 봄을 맞이해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