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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닉 Jun 21. 2024

어리석은 보스가 하는 행동 특징

이상한 나라가 알려주는 예방. 여러분은 당하지 마세요.

이상한 나라가 풍자하는 네 가지 중 하나인 보스 모습을 오늘 소개하겠다. 자기가 하기 싫은 건 안 하려는 어리석은 보스 모습을 영화에서 보여준다. 여러분도 읽어보고 직장 상사가 이런 모습은 아닌지, 사회에서 해당 부류를 본 적 없는지 생각해 보자.




영화가 말하는 어리석은 보스


여러분은 보스와 리더는 어떤 존재라 생각하는가?

본인이 생각했을 땐 뒤에 지켜보며 아랫사람을 착취하고, 명령만 내려 자기 이득은 취하지만 공을 돌리지 않는 게 보스다. 리더는 앞장서고 현장에 뛰면서 지시하며 성과에 맞게 공적을 배분한다. 영화에서 리더는 없다. 보스만 존재한다. 지금부터 어떤 보스가 출현하는지 설명하겠다.


1. 도도새 선장 

2. 바다표범 부자

3. 하트 여왕



1. 도도새 선장


움직이지 않으니 엉덩이가 무겁다.


도도새는 명령만 내린다. 부하와 해변에 나와 젖은 몸을 말리는데 이상한 명령을 내린다. 자신은 불 주변에서 쉬고 다른 부하에게는 바닷물 맞으며 빙글빙글 돌며 몸을 말리라 한다. 따뜻한 불에 가까이하고 다른 새와 해안 동물은 바닷물을 맞으며 바위를 계속 돌라고 한다. 자신이 힘든 건 하지 않고 편하게 휴식을 취한다.



차가운 바닷물은 아랫 존재가 맞이하고 자긴 불 옆에서 안락하게 보낸다. 돌면 몸이 따뜻해지고 마를 거라 하고 자기는 몸이 다 말랐다고 하면서.


이는 자기 환경과 상황이 남보다 특별하다는 건 인지하지 않고 '넌 왜 안돼? 난 이미 됐는데?'라고 우기는 자칭 성공자, 보스 모습을 보인다.


반대로 맹목적으로 따르며 의심하지도 않는 아래 존재가 가진 어리석음을 보여주며 이상한 나라임을 표현한다. 해당 모습을 보면 의문이 든다. 현 사회도 만연하지 않은가? 어리석은 명령을 내려도 의심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다수말이다. 지금부터 예시를 들어보자.


서민은 서민이 가진 고충과 불편함을 해결해 줄 지도자를 원한다. 하지만 부족한 거 없는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엘리트이며 서민이 가진 고충을 전혀 모르고 겪어본 적도 없는 후보가 나와도 믿고 의지한다. 지도자는 서민이 겪는 고충을 모르기에 생뚱맞은 정책을 발표하고 서민은 의심 없이 따른다.


반박하면 정치색만 따르는 서민이 재반박하고 의심한 쪽을 공격해 서로 헐뜯는다. 때문에 집단은 붕괴하고 어리석은 지도자는 문제없이 자리를 지킨다.


정치뿐 아니다. 자기 계발 분야에서도 흔하다. 자기 계발, 동기부여, 성공을 주제로 말하는 이는 공통된 특징을 가진다. 자신은 힘든 상황에서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했으나 자기가 잘하고 노력해서 성공했다고 한다. 모든 공로는 자신에게 돌린다. 1%도 안 되는 확률로 운 좋게 적용된 사례를 진리라 하며 성공을 갈망하는 사람에게 강요한다.


성공을 갈망하는 자는 조급해 이성 있는 판단을 못 내려 맹신하며 따르고 강의에 돈도 지불한다. 유튜브 영상도 계속 봐주니 한쪽만 돈이 불어나는 구조가 완성한다. 시간이 지나 효과가 없다고 누군가 따지거나 의문을 표하면 강사는 '당신이 열심히 안 해서 그래요.', '저도 그런 시기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참아보세요.', '불평하는 자는 끝까지 못하고 이룬 게 없다.'라는 식으로 의문 가진 자에게 네 탓이라며 책임을 전가한다.


여러분은 해당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는가? 어디서 많이 보거나 겪은 현실인가, 아니면 잘 꾸며낸 이야기인가?



1-2. 전문가인척 하며 이상한 해답을 내놓고 떠넘기는 도도새


앨리스가 토끼집에서 몸이 커지는 쿠기를 먹어 집에 끼이는 사태가 벌어진다. 토끼는 엘리스를 보고 괴물이라 생각해 지나가는 도도에게 해결을 부탁한다. 도도는 자기도 방법을 모르지만 모른다는 걸 들키기 싫어 지나가던 도마뱀 빌이 해결해 줄 거라 말한다.



빌에게 굴뚝에 들어가 괴물(몸집 커진 앨리스)을 꺼내라 한다. 말이 안 되는 방법이지만 도도는 해결 방법이 맞다며 우기고 빌은 무서워서 들어가지 않으려 하자 강제로 굴뚝 안으로 쑤셔 넣는다. 결국 앨리스가 재채기하자 빌은 하늘로 날아간다.


강제로 굴뚝 안으로 빌을 쑤셔 넣는 도도


해당 장면에서 힘없는 노동자는 아는 게 없는 권력자 때문에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이용당한다. 불쌍한 아랫사람은 하기 싫어도 따르고 잘못된 권력자 선택과 지휘로 억울하게 최후를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 고통은 빌이 받았다. 도도는 명령 내리고 강제하고 구경만 한다.


판단이 잘못된 걸 알면 아무 피해 없이 또 새롭고 이상한 명령을 내린다. 빌이 날아가자 도도는 토끼에게 집을 태우라고 한다. 아랫사람만 희생하고 명령을 내린 윗선은 아무 피해도 입지 않는다. 토끼집은 불에 탈 위기에 쳐하지만 토끼는 불평만 할 뿐 따른다. 모든 피해는 토끼와 빌이 받는다. 도도는 어리석은 명령에 자아도취하며 협조를 구할 뿐이다.


모른다고 하면 자기 위상이 깎일까 봐 아는 척하는 모습은 흔하다. 지식은 있으나 깊이와 범위가 애매하면 더하다. 현명한 자는 자신이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답하며 아무도 피해보지 않는다. 하지만 도도는 현명하지 않아 어리석은 판단만 내려 주변이 피해 본다.



2. 바다표범 부자


권력자에 해당하는 바다표범은 일하려 하지 않는다. 목수가 '일'이라는 단어를 말하자 발작할 정도로 혐오한다. 일이야기를 하자 일부러 맥락 없는 소리를 하며 목수를 혼동시켜 일하지 않으려 한다. 일하기를 싫어하며 놀고, 이득만 취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비춘다.


하지만 자기 배에 들어올 음식과 자산을 보면 독점하려 한다. 예시가 굴을 먹기 위해 어린 굴을 유혹하는 행위다. 엄마 굴은 집이 안전하다면서 아이에게 조언하지만 바다표범은 교활하게 아이가 궁금증이 많다는 걸 이용해 유혹한다.



무엇을 이야기하는진 모르는 추상적인 표현과, 맥락 없는 현란한 말을 하고 운율을 이용해 흥분시켜 어린 굴을 유혹한다. 이 모습은 피노키오에 나온 유혹과 비슷하다. 이야기하고 이끈다. 어린 굴은 유혹과 호기심을 못 이겨 바다표범을 따라가 모두 잡아먹힌다.


바다표범을 도와준 목수 몫도 남기지 않는다. 목수는 권력자가 이득을 얻도록 희생하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바다표범이 모두 먹었고 굴은 최후를 맞이한다. 자기 몫을 안 남긴 바다표범에 목수는 화가 나 망치를 들고 다가가니 바다표범은 도망가 둘은 추격전을 시작한다.



권력자는 부하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걸 얻는다. 대중은 권력자가 뭐라 말하는지 맥락은 모르지만 현란하고 신나는 말과 감각에 속아 권력자를 따라간다. 마지막에 권력자에게 속았다는 걸 깨달으나 권력자 배만 채운다.


현실과 다른 게 있다면 권력자 부하인 목수가 분노해 바다표범을 없애려 들고 바다표범은 도망친다. 현실이면 오히려 바다표범이 화내고 도망치지도 않거나 바다표범을 옹호하는 세력이 나와 갈라진다.



3. 하트여왕



하트여왕만큼 어리석고 부패한 집단과 보스를 잘 보여주는 캐릭터가 또 있을까? 하트여왕은 영화에서 6분 정도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강렬하다. 많이 하는 대사가 '목을 베라'니까. 6분 동안 나와 저지르는 악행은 다음과 같다.


- 개인 취향을 왕궁 전체에 강요

- 따르지 않을 시 사형

- 모든 게 자기 능력이라 믿는 오만함

- 법보다 자신이 먼저이며 마음대로 주무르는 절대군주제 형태


자신이 빨간 장미를 좋아하니 빨간 장미만 심어야 한다. 화나거나 따르지 않으면 사형이다. 앨리스와 크로케를 하는데 하트여왕이 승리하도록 승부를 조작하고 편파판정을 내리지만 자신이 뛰어나 이긴 거라 착각한다. 여기에 법을 무시하고 감정 따라 마음대로 행하는 모습까지 나온다. 물론 편파판정도 하트여왕을 두려워하는 카리스마 때문이니 하트여왕 능력이 맞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다만 한 사람만 맹신하며 따르는 국가를 개인이 무슨 수로 이기는 게 가능한지, 경기 능력이 아닌 경기 외부에서 가진 무력이 왜 경기장 안까지 들어와 침해하는 게 정당한지, 한 명 감정에 좌지우지하는 국가가 가질 운명이 무엇일지는 깊게 생각해야 하는 문제다.


하트여왕 관련해서는 해야 할 말이 많다. 해당 부분은 다음에 권력과 힘에 굴복하는 약자 모습에서 자세히 다루고 오늘은 이 정도만 소개하겠다.


참고로 현실에서 모든 권력자가 위와 같이 행동한다는 건 아니다. 권력자 중에서 흔히 보이는 성질이며, 권력을 가졌다고 착각하는 자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무조건 권력자를 악이라 칭하며 기울어질 생각은 없으니 안심하길 바란다. 다만 영화에서 착한 권력자는 없다.




이번에 이상한 나라 앨리스에서 풍자하는 모습 중 하나를 소개했다. 내용이 길어졌으나 부디 흥미로웠기를 바란다. 다음에도 다른 풍자 이야기를 설명하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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