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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Dec 19. 2022

2차 성장기

사이비 2세로 살아온 대표의 비밀 공유 CH.7B


애나와 다니던 중학교에서 졸업을 할 때쯤

잘생긴 남사친과 나는 다른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나는 그 사실을 생각할 때마다 불편함을 느꼈다. 


그렇게 졸업식 전 여름 방학을 지내던 중 

그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써니 안녕, 방학 잘 보내고 있어?]

[응, 너는?] 나는 나에게 같이 놀자고 하는 건 아닌가 마음이 설레었다.

[나도! 다름이 아니라 나 뭐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

[그럼 뭔데?]

[사실 나 타이를 좋아하거든, 타이랑 나랑 잘되게 도와줄 수 있을까?]

이 문자를 보자마자 나는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아... 그래? 내가 한번 해볼게]

[고마워 써니]


나는 타이에게 바로 문자를 했고

저 친구가 너를 좋아하는데 너는 어떤지 물어봤다,

타이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거절하는 타이가 난 더 미워졌다. 


타이는 우리 그룹에 있던 작고 귀여운 베트남 여자 친구였다.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글씨체가 예쁠 것 같은 그런 친구. 

항상 가방은 정돈되어있고

밥 먹을 때도 깔끔하게 먹는. 


분명히 잘생긴 남사친이랑 친한 남자애는 내가 좋다며 고백했는데,

그땐 고백한 게 성가실 정도로 불편했는데

반대로 남사친이 내가 아니라 타이를 좋아한다는 게 너무나도 질투가 났다. 


질투를 왜 불이 화르르 타오르는 것처럼 만화에서 표현하는지 이해가 갔다. 


타이가 순식간에 미워졌다. 

그리고 왜 내가 아니라 타이를 좋아하는 건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걸 분석하면서 내 자아에 

이성에게도 매력 있는 포인트를 넣어야겠다 생각했다.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아지는 것 까지는 너무나도 쉬웠다. 

하지만 이성 친구에 이성으로써 인기가 많아지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친구로서 사람으로서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 생각해도

이성으로써의 스파크가 없으면 관계가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서 나오는 그 매력은 생김새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나에게 관심을 가진 이성 친구는 딱 한 명

샘이라는 백인 흑인 혼혈 친구였다. 


수업이 끝나면 나를 다른 수업까지 데려다 주기도 하고

꼭 인사를 할 때 포옹을 길게 해주곤 했다. 


애나는 샘이 인기가 많다면서 나와 샘이 사귀길 바랬다. 


하지만 나는 이성의 관심은 받고 싶지만

사귀는 건 할 수 없었다. 


사귀면 바로 지옥행이니까, 그리고 더 무서운 건 사귀는 걸 들키는 것. 


예수님은 다 보고 계신다고 했다. 그리고 교주는 내 눈만 봐도 나의 죄를 다 간파할 수 있다고 했다. 

지옥에 가고 싶진 않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샘과 사귈 수 없는 이유를 만들었다, 

하지만 샘이 주는 관심은 너무 좋았기에 계속 이어갔고 나는 샘을 통해 

어떤 행동이 이성에게 호감을 사는지 하나씩 배우게 되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나는 또래보다 늦게 2차 성장기를 맞았다. 


학교 친구들과 언니들은 고등학생임에도 생리도 2차 성장기도 안 온 날 신기해했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언니들도 나에게 다가와 


'네가 그 아시안 처녀라며?'라고 물어보고 가기도 했다. 


첫 경험을 안 했다는 게 이상하다며 말하는 사람들이 난 더 이상했다. 

지옥에 갈 사람들이라며 연민도 가졌다. 


그래도 속으로 무슨 기분일까 너무 궁금했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큰 호르몬의 변화를 겪었다. 


간절히 원했던 A컵을 꽉 채우고도 넘치는 가슴과

넓어진 골반과 살이 붙은 허벅지와 엉덩이

앙상했던 팔에도 살이 붙었고 

얼굴이 유해지고 여성스러워졌다. 


이 변화를 나만 느끼는 게 아니었다,

분명히 작년에 입었을 땐 귀엽다고 듣던 빨간 땡땡이 원피스가

이번해에 입자 너무 야하다며 입고 나가지 못하게 했고


매일 포옹으로 인사하던 남자 친구들의 시간이 길어졌다. 

같은 복도를 걸어도 시선이 더 느껴졌고

나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페스티벌에 같이 가자며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하고

노래하는 영상을 녹화해 보내는 오빠도 있었고

복도에서 고백하는 오빠까지 내가 이 학교의 주인공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변화는, 어릴 때부터 느끼던 내 몸속 안에 간지러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몸 안이 간지러워 불편함을 호소했다.


어머니한테 몸 안이 너무 간지럽다고 말을 했었고

어머니는 혹시 몸 안에 모기가 물린 건 아닌가 병원을 데려가기도 했었다. 


나는 2-3시쯤 점심을 먹고 나른해지는 시간에

의자 모서리 쪽에 걸터앉아 간지러움을 참곤 했다. 


팔이나 다리가 간지러운 거면 열심히 긁었겠지만

몸 안이 간지러운 건 긁을 수 없으니까. 



난 고2 어쩌면 나의 2차 성장기가 이것 때문에 온 거라고 믿고 있다. 


학교에서 친구를 만나면서 나는 친구들이 말해주는 노래와 방송이 너무 궁금해졌다.

수요일이면 학교가 오후 1시 반에 일찍 끝나곤 했는데 그럼 딱 3시 반까지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는 시간에 나는 거실에 놓인 유일한 컴퓨터를 켜서 다양한 영화와 노래를 검색했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야동을 보는 남자 소년이 된 것처럼 긴장한 마음으로 언제든 누군가

집에 들어오면 화면을 끌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하나 둘 보다가 나는 추천받은 한국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야하지도 않은 장면이지만

그때 나에게 성관계를 어떻게 하는 건지 충분히 이해시켜준 장면이 나왔고 

나는 고2 때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유레카!

나는 왜 나의 몸이 간지러웠는지

그 간지러움이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해야 해결되는지 알게 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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