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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수 Nov 01. 2019

자녀의 스마트폰 : 자극 백 스푼 <요즘 콘텐츠>

자녀가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 : 두고 볼 수 없는 <콘텐츠>

이번 시간에도 <강연식>으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제목이 "자극 백 스푼 요즘 콘텐츠"라고 정해 봤습니다. 문득 몇 년 전 <퀴즈형> 콘텐츠로 인기를 끌었던 "신이 나를 만들 때"라는 <콘텐츠>가 생각났습니다. 솔직한 심정입니다. 자녀들이 보고 있는 <사이버 공간>의 <콘텐츠>들이 마치 자극을 듬뿍 넣어 만든 맛만 있는 '접시'로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스푼으로 치면 백 스푼은 족히 넣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신이 저자를 만들었을 때 결과입니다. 이대로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네요^^

출처 : https://kr.vonvon.me/quiz/r/329/58755/v_22m5vpqzrf6whucg7


자극을 설명하자면 "외부로부터 작용을 주어 흥분 또는 반응이 일어나게 하는 것"을 우리는 <자극>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럼 자녀들에게 작용을 주어 흥분 또는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란 어림잡아 <선정성> + <공격성> + <왜곡성> + <중독성>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어떨까요? 우리는 자녀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많은 콘텐츠를 접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림잡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콘텐츠를 보는 지도 대충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 우리 자녀가 가까이하는 콘텐츠들에는 <선정성>과 <공격성>, <왜곡성> 그리고 <중독성>이라는 이 위험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인식 자체를 하고 있는가? 에 대한 질문을 일단 던지고 가겠습니다. 인식이 중요한 이유는 <인식>이 있어야 <학습>이 따르고 <학습>이 따라야 <적용>을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인식이 되지 않으면 부모의 학습도 적용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SNS <페**북>을 둘러보다 중학생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페이지>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제목은 <우리는 ***이다.>이고, 활동하는 학생들의 연령이 02년부터 09년까지 그러니까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너무 다양해서 그들을 알고 싶은 마음에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처럼 <친구 요청> 버튼을 눌렀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친구 승인>을 해줘서 좀 놀랐습니다. 보통의 경우 청소년 <페이지>에 친구 요청을 하면 관지자가 메신저로 <누구삼?>이라는 일종의 <면접>을 치르는데 이번에는 면접 없이 합격이 된 것입니다. 별개 다 고맙다 하겠지만 아이들에게는 <꼰대>로만 보이는 저 같은 사람이 그들의 커뮤니티에 출입 허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매우 행운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페이지가 유독 끌렸던 이유는 폭넓은 <연령층>이었습니다. 보통 중학생, 초등학생들의 <페**북> 페이지 자체를 찾는다는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페이지는 <주 활동층>이 중학생들이었습니다. 게다가 어린 07,08년생은 물론이고 09년생 초등학생들까지 꽤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SNS의 <주 활동층>이 이제 고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한 단계 하향되었다고도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페이지를 만든 지 얼마 안 된 탓인지 <페이지>에는 여러 종류의 콘텐츠 대신 <사이버 공간>에서의 <또래 모임>을 만들려는 일명 <단펨>이라는 콘텐츠로 가득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단펨>은 <페**북>에서 단체 메신저 방을 만들어 어울려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눈에 띈 것은 활동 성별이 대부분 여학생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SNS를 더 적극적으로 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데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놓고 보면 행위의 적극성이나 표현의 과시력에 있어서의 수준이 남학생보다는 여학생들이 크게 앞선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같습니다.


궁금하실 것 같아 <페이지>에서 06년생 중학교 여학생이 올린 평범한 <콘텐츠>를 한번 보겠습니다.

(하트 이모티콘) 멋쁘니들 (하트 이모티콘)

양식.나이/활동률/얼사
좋아요 2개 이상 초대 가끔 가다 하패 가능
활동률 거짓말 치지 마세요(웃는 이모티콘)
욕가능 성,패드립 조금만 싸울시 강퇴
02~08만 받아요

다 착하니까 와주세요(기도하는 손모양 이모티콘)

좋아요 하트 20개   댓글 20개 달림

담* - 05 프본80%용
걈** - 06 플필 (자기 사진 게시)
최혜* - #업
윤** - #업
성* - 04 ㅍㅂ


하나 더 08년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올린 <콘텐츠>도 한 번 보겠습니다.


단펨 팔공데 들어올사룸
욕 ㄱㄴ 섹드립 ㄱㄴ 술담 얘기 ㄱㄴ 폐드립 ㄴ
얼사얼사얼사얼사~ 나이나이나이나이~ 활동률활동률~
**이가 골를래요(하트모양 이모티콘)
핫플 대기
유후

좋아요 하트 9개   댓글 21개 달림

노** - 기여운 **이가 있오요
나* - ㅈㅇ
황** - 프사 14/90
김** - 저염 11/98
엥* - 저요 18/70 (자기 사진 게시)
호* - ㅍㅂ/16/75


혹시 이 두 개의 <콘텐츠>를 보시고 무슨 내용인지 아시는 부모님이 계실까요?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이게 시험 독해 문제로 나왔다면 저는 아마 '빵점'일 겁니다. 그래도 대충 무슨 내용인지는 예상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ㄱㄴ> 은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추측이라도 한다면 한때 이모티콘으로 유행했던 '실망''낙담'을 뜻하는 <OTL>의 모양을 본뜬 것은 아닌지 그저 예상만 할 뿐입니다. 게다가 이 뜻이 궁금해서 글을 올린 학생에게 메신저를 보냈는 데 3일째 답이 없습니다. 차라리 지금은 그냥 모 채로 갈걸 괜히 물어봤다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질문으로 저를 꼰대로 취급하면 어쩌나 은근히 불안합니다.




눈치를 차리셨겠지만 이번 주제는 사이버 공간의 <콘텐츠>입니다. 자녀들이 스마트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콘텐츠를 선택한 것은 결국 <콘텐츠>가 주요 원인이자 답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스마트폰 자체가 콘텐츠 폰이다"라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콘텐츠>는 본래 문서·연설 등의 내용이나 목차·요지를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정보 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각종 디지털 정보 내용물이나 프로그램, 영화·음악·게임 소프트웨어 등을 포괄하는 의미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니까 스마트폰에 있는 모든 것이 <콘텐츠>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선택권은 늘 자녀에게 있습니다.

자녀의 기분에 따라 또 기분 변동이 없더라도 자녀는 아무렇지 않게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며 일상을 보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웹툰>과 <게임>입니다. 부모님 중에서도 일부 부모님들께서는 <만화방> 세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자녀의 부모인 경우에는 인터넷 만화 그러니까 초창기 <웹툰>을 보았던 세대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기본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 대표적인 콘텐 <웹툰>과 <모바일 게임>입니다.


먼저 <웹툰>의 사회적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유명 <웹툰> 작가가 모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우리에게 재미를 주고 있는 것도 이제 낯선 풍경은 아닙니다. 얼마 전에는 자녀가 좋아하는 <버거> 광고에도 유명 웹툰 작가가 출연했을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합니다.  <웹툰>이 사회의 당당한 인기 직업으로 자리를 잡았고, 또 자녀 중에는 유명 <웹툰> 작가를 꿈꾸는 자녀도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웹툰>이 다른 양상으로 가고 있습니다. 를 주제로 한 <학원물 웹툰>이 쏟아져 나와 인기를 끌면서 웹툰의 순수성은 어디 가고 자극제를 첨가한 그림과 대사가 눈을 불편하게 합니다. 이러다 보니 자녀는 무의식적으로 웹툰의 내용을 자기와 <동일시> 시키고 결국 행동과 사고의 구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콘텐>는 자녀의 사고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것에 저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그게 문화의 역할이고 또 지금까지 인류의 진화에도 영향을 주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웹툰> 콘텐츠의 심의 기준은 매우 너그러워졌고 또 읽기를 제한할 물리적인 방법이 없다는 것이 고민거리입니다


<게임> 또한 시대적으로 엄청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또 요즘 핫한 <사회적 쟁점> 사안이기도 해서 표현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습니. <갤러그>나 <너구리>는 이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너무 까마득한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건 모든 부모님들도 알고 계실 겁니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게임 산업>은 13조 원 규모를 넘어서며 세계 4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열풍은 우리 자녀의 <중독 현상>이라는 사회 역기능 문제를 낳았고, 그래서 결국, 지난 6월에는 세계 보건기구(WHO)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게임중독>을 '게임 사용장애(Gaming disorder)'라는 <질병>으로까지 분류했습니다. 참고적으로 '6C51'이라는 코드가 부여됐고, 정신·행동·신경발달 장애 부문의 하위 항목으로 분류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제 우리 자녀가 <게임 중독>에 빠져 병원이나 시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예전에는 단순 <결석>이었던 것이 지금은 <병결>로 처리가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시해서는 안될 것도 있습니다. 대학조차도 <게임학과>가 생겨났을 정도로 <게임>이라는 <콘텐츠>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중문화>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시급한 <과제>는 역시 <통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게임에 빠진 자녀에 대해 일과 가정을 병행하면서 타이밍을 놓쳐 왔던 게 사실입니다. 실질적으로 <통제>를 하는 데 있어서 적극적이지 못했고, 과정에서 <통제> 기능이 적용되어야 함에도 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때서야 우리는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 자녀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지 않습니까? 게임의 순기능은 자녀들의 스트레스 <해소>가 될 것입니다. 스트레스가 없는 데 게임을 많이 한다는 것, 취미라고 인정하면서도 그 취미가 일상을 지배한다면 이것은 <문제>라는 인식을 자녀와 어떻게 합의할 지에 대해 반드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진행 중인 게임 활동에 완전한 <통제>는 좋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완화>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임에 대한 <완화 정책>은 사실 게임 회사부터 부모에 이르기까지 같은 마음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순수한 재미를 추구한다면서 값비싼 <아이템>을 판매하는 행위를 놓고 게임회사가 이익만을 쫒는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조금 전 뉴스에서 스마트폰의 얼굴 인식 오류 때문에 초등학생이 부모의 얼굴 인식을 뚫고 천만 원어치의 게임 아이템 구매했다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요즘 가장 핫한 동영상 SNS <유*브>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유*브>는 지금 자녀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가 즐겨 찾는 <콘텐츠 호스팅 웹사이트> 중에 하나입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 <유*브>의 위력은 이제 재미를 넘어 언론의 기능까지 갖추고 있고 조금 더 심하게 말하면 지금 시대의 <신권력>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누구나가 카메라 앞에서만 서면 정치가가 되고, 경찰이 되고, 교사가 되고, 의사가 되고 앵커가 되고, 개그맨이 되고, 요리사가 됩니다. 자격을 논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구독자가 많고 댓글로 인정받으면 자격은 주어진 것이니까요. 특히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브>는 '당신의 텔레비전'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공중파든 종편 방송이든 인기 좀 있다는 대부분의 <방송인>앞지를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굳이 유명 <크리에이터>를 거론하지 않아도 부모님들께서 충분히 떠오르는 인기 <유*버>가 있을 것으로 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브> 속 콘텐에서도 자녀에게 유익하고 건전한 재미를 추구하는 <착한 콘텐츠>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고 자녀의 역사의식을 왜곡하고 사회 시각을 왜곡하며 또 옳고 그름의 잣대를 심각하게 흔드는 <나쁜 콘텐츠>도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통제도 없고 간섭도 없습니다. 누구나 스마트폰 안에서 클릭 한 번이면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심지어는 도덕적으로 도저히 실행해서는 안 되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게 보여주며 마치 이렇게 해보라고 부추기까지 하는 <콘텐츠>가 스마트폰 매뉴얼에 버젓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우리 자녀의 손가락이 과연 어디를 향할지는 고민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유*브> 콘텐츠는 다른 콘텐츠와는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풀이하면 웹툰과 게임 같은 콘텐츠는 <소비형 콘텐츠>입니다. 그래서 소비 과정을 통해서만 이루어집니다. 소비를 통해 자녀들은 감정의 찌꺼기들을 들어낸다는 해소의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그마저는 나름 봐줄 만합니다. 하지만 이제 <유*브>는 소비에 그치지 않고 생산형 콘텐츠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 말은 자녀가 이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도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사업자가 되겠다는 뜻입니다. 


학년에 따라 걱정의 폭이 다르겠지만 일단 <크리에이터> 자체가 문제가 될리는 당연히 없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가 결합이 되어 자녀 진로에 대한 <선택>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옳다면 이 현상은 분명 부모도 그렇지만 사회적으로도 부담되는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덕분에 특성화고 학생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제조업 근로자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진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녀의 <유*브> 경험은 전적으로 소비자의 경험이지 생산자의 경험은 아니라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보면 학교에서의 <진로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지 또 가정에서 부모의 지도가 자녀의 진로교육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올해 직업 선호 조사에서 <유*브> 크리에이터가 상위 순위에 들었다는 것한편으로는 시대를 반영하는 측면에서 보자면 당연히 <수용>해야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떤 기준으로 자녀가 이 직업을 선택했는지 동기에 대한 <사회학적 상상력>도 동원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 어느 부모가 자녀를 두고 <아니면 말고식> 같은 무책임한 진로 결심을 갖도록 내버려 둘 수 있겠습니까?


자녀의 이러한 가치관은 결국 어설픈 소비 경험만을 가지고 흉 내도록 설득당하기 쉽습니다. 누구를 상대하느냐가 중요한 데 그 누구가 바로 사이버 공간에서의 <중>입니다. 물론 초등학생 자녀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초등학생들만 봐줄 것 같지만 중요한 사실은 사이버 공간에는 초등학생 연령 이상의 많은 <사이버 대중>이 자녀를 기웃거린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가 우리 자녀의 <콘텐츠>를 어떻게 조장하고 유도할 지도 고민해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콘텐츠>는 자녀가 생각했던 처음 계획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니다. 그래서 무리와 억지를 감수하고라도 엄마의 자는 모습을 찍어서 <엄마 몰카>라는 콘텐츠로 만들고, 아빠가 마시는 소주를 들이키며 음주를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초딩 실험> 콘텐츠가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차량을 운전하면 어떤 기분이 들지에 대해 대부분 생각은 있어도 행동은 하지 못했던 자녀들이 기존 연구 결과를 무너뜨리고 과감하게 운전까지 합니다. 사례를 들자면 그 어떤 <콘텐>보다 많은 것이 바로 <유*브>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사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몇 개의 사례만을 가지고도 이러한 <콘텐츠>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SNS를 대표하는 <페**북>에 대해 이야기해 보죠.

불과 1년 전만 해도 <유*브>를 뒤로하고 당당히 콘텐츠 세게에서 주도권을 꽉 쥐고 있던 <페**북>이 지금은 <유*브>에 많이 밀린 감이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중학생과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식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페**북>의 콘텐츠는 <페이지>라는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습니다. 자신의 정보를 올리는 <콘텐츠>가 대부분이지만 자기 이야기가 싫은 자녀 중에는 다른 <페이지>에서 콘텐츠를 퍼 나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금 <페**북>은 고학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는 경계해야 할 <콘텐츠> 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특히, <페**북>을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 달리 해주면 어떨까요? 그러니까 <페**북>을 하나의 SNS 콘텐츠로 볼게 아니라 일반 방송처럼 여러 개의 채널이 있는 <승인이 없는 텔레비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페**북>에는 우리 부모가 상상할 수 없는 수백 수천 개의 채널이 자녀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수백 수천 개의 채널 안에 대체 얼마나 많은 <콘텐츠>가 존재할지는 도무지 상상이 안 갑니다. 그리고 또 콘텐츠들이 얼마나 자극적이고 선정적일지도 가늠이 안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사이버 공간>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가 되려면 <평범하고 착한 콘텐츠>는 냉정하게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맞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 아는 척도 안 하고 선정적이지 않으면 쳐다보지를 않습니다. 절차 또한 너무 간편해서 자녀가 가입만 하면 무분별한 콘텐츠들을 너무 쉽게 보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페**북> 콘텐츠의 동력은 즉각적인 <피드백>입니다. 그래서 자녀들은 '좋아요'와 '댓글 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많은 피드백을 받고 싶은 데 자녀로서는 마음 같지 않으니 <콘텐츠>를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꾸밀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스스로 억압된 감정에서 시작합니다. 그건 어찌 보면 사이버 공간에서 살아남으려는 자녀의 생존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페**북>은 한편으로는 자녀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청소년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에게 <페**북> 친구 요청을 하면 퇴짜를 맞기가 십상입니다. 싫다기보다 부담스러운 거죠. 대신 친구가 되어 있는 부모님도 계실 겁니다. 그럴 경우에는 꼭 자녀에게 고맙다고 표현을 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녀에게는 꽤 무거운 결정일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페**북>은 자녀 혼자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친구의 활동과도 연동이 되어 있어서 자칫 친구들이 자녀의 <페**북> 접근을 망설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페**북> 또한 <유*브>처럼 콘텐츠 소비에만 그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페이지를 만들거나 자신의 게정으로 <페이지>를 운영하며 수많은 콘텐츠를 생산해내기도 합니다. 자신의 콘텐츠는 조심해야 할 중요한 <정보>라는 걸 깜빡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좋아요'와 '댓글'에 지지와 동의가 쌓이면 정보쯤이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타인의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가져와 저작권을 침해하여 냉소적인 변호사와 합의를 봐야 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비난과 분노 감정을 서슴없이 <텍스트>로 표현하다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조사를 받기도 합니다.


방금 저는 <텍스트>라는 용어를 거론했습니다. 당연히 지금 사이버 공간에는 그림과 이미지, 영상, 음성뿐만 아니라 <텍스트>도 하나의 <콘텐츠>라는 것을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텍스트>는 정보를 담고 있기도 하고, 거기에 자녀의 판단과 감정까지 담아서 하나의 주장으로 공유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콘텐츠를 일방적인 자기 의견으로 설명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역할까지 합니다. 무엇보다 <텍스트>는 상대를 공격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역할에는 아주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텍스트>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보다 친절하게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굳이 순위를 매길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순위를 매긴다면 자녀에게 현존 최고의 <나쁜 콘텐츠>는 바로 <텍스트>입니다. 음란물을 보는 것과 음란한 말은 같기도 하지만 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모두 다 <나쁜 콘텐츠>라는 사실입니다. 남을 비난하는 콘텐츠는 그 사람의 모습을 왜곡하여 올리는 <콘텐츠>도 나쁘지만 남을 비난하는 <텍스트>도 효과성에서는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텍스트>의 성질이 우회가 아닌 직진이라는 의미로 보자면 지금 자녀의 콘텐츠 중 <텍스트>는 반드시 한 번 교육을 통해 건드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나열하자고 했다면 그건 너무 쉬운 방법입니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에 진열되어 있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말하라고 하면 오늘 안에 끝나기는 힘듭니다. 더구나 자녀에게 위험한 콘텐츠를 나열하라고 하면 절대 오늘 안에 끝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대표의 대표적인 것을 굳이 이야기하라면 당연히 <음란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음란물>의 기준도 다시 설정해야 하는 건 아닌 지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란물>은 그 종류도 너무 다양합니다. 게다가 <음란물>이 관여하는 콘텐츠도 다양합니다. 사이버 도박과 쇼핑, 웹툰, 게임 등 자녀와 관련되는 연관 검색어에는 이 <음란성> 콘텐츠는 달라붙어 있습니다. 답답해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요즘 밀려드는 중국산 모바일 게임물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왜 한결같이 선정적인 복장을 하고 있는지 솔직히 좀 게임회사에 따지고 싶습니다.




오해는 하지 말아 주시죠.

지금까지 거론한 <콘텐츠>들을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단지 자녀를 걱정하는 어른의 입장에서 이야기했다고 생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글로 부모님들에게 <치우친 사고>를 드리지는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웹툰> 중에도 자녀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채우는 콘텐츠는 분명 있습니다. <게임>에도 <유*브>에도 우리 자녀에게 문제가 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학습의 동력이 되는 에너지 같은 <착한 콘텐츠>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 자녀가 취하는 콘텐츠의 <민낯>을 조금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또 거기에 그치지 않고 알았으면 이제 당장 고민을 해달라는 속마음도 들어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콘텐츠>를 무시하고 피하기만 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결국 우리 자녀가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자녀에게 좋지 않은 콘텐츠를 피할 수 있는 <재빠른 몸놀림>을 가르쳐 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 저와 우리 부모님들이 할 수 있는 건 하얀색 페인트 붓을 들고 사이버 공간 안에서 <횡단보도>를 만들고, <육교>를 만들고 또 <방지턱>을 만들어 우리 자녀가 안전하게 다니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역할은 우리 부모가 제격입니다. 그러니 모두 페인트 붓을 들어주세요. 같이 하면 일은 빨리 끝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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