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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 bam Nov 05. 2024

장자와 순자의 관점으로 보는 대한민국

지자불언 언자부지(知者不言 言者不知)

우리나라의 현 모습을 돌아보니 번민에 휩싸여 글을 시작했다. 다만 잠시 나의 언어를 뒤로 감춰두고, 좀 더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장자와 순자가 현 대한민국을 바라보았을 때 어떤 시각으로 논의가 이루어졌을지 저술하고자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인문학에 대한 본질이 잊혔다. 인문학으로 파생되는 고유함과 철학은 국내 교육에서 다루어지지 않는다. 사회 전체의 건강과 안녕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갈등은 사실 다양한 시각 및 철학적 사유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다. 인위적 분열보다 깊은 고찰에서 나오는 조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철학은 전쟁과 같은 격동의 시대에서 태어난다. 철학의 근원은 '불안정'일지 모른다. 만연해진 혼란과 무질서는 새로운 철학에 대한 필요성을 촉발시킨다. 인간의 삶과 사회적 문제에 대해 실제적인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의 산물이 철학이다. 하지만 철학은 말처럼 쉽게 탄생하지 않는다. 실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북한의 위협이 그저 우리의 일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듯이, 우리의 사회는 '불안정'에 대해서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인문학에서 나오는 학문적 사유는 우리를 '불안정'에 대해서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한민국에서 인문학을 되찾아오는 것이 시급한 안건인 이유이다.



[장자의 시각]

장자는 자연주의와 무위자연의 철학을 중심으로 중국 고대 도가 철학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자연의 흐름에 따르는 삶과 인위적인 것에서 벗어나 본성에 따라는 것을 중시했다. 그 바탕에 깔려있는 개념은 무위자연(無爲自然), 소요유(逍遙遊), 제물론(齊物論)이 있다.


장자는 자연과의 조화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사유를 강조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의 갈등과 인문학의 쇠퇴는 장자가 말한 인위적인 규범에 갇힌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교육 제도나 사회 구조가 개인의 자유로운 사유와 고유한 인간성을 억누르기 때문에, 진정한 인문학적 성찰이 사라질 수 있다.


장자라면 지금의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인위적 규제와 목표에서 벗어난 인간의 본래적 가치와 자연스러운 사고로 돌아가는 것이라 주장했을 것이다. 경쟁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벗어나 내면의 자유와 사유의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이다.


[순자의 시각]

순자는 유가 사상가 중 하나로, 인간 본성의 선함을 주장했던 맹자와 대조적이다. 그는 인간의 본성은 악하며, 도덕적 수양과 교육을 통해 인간은 선해질 수 있다고 했다. 순자의 철학은 주로 사회적 규범도덕적 교육을 강조하며, 인간의 내적 욕망을 제어하고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보았다. 그렇다면, 장자가 말하는 인위적인 규범에서 벗어나는 것과 대조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순자는 질서와 규범을 중시했지만, 이는 단순한 통제를 넘어서 인간의 내면을 성숙하게 만드는 과정을 보는 것이다. 대한민국 교육이 지나치게 경쟁 위주로 치닫고, 실용적 지식만을 중시하는 경향은 순자적 관점에서 보면 인문학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교육 체계의 부재라고 볼 수 있다.


순자는 대한민국의 교육이 인문학적 가치와 철학적 성찰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조정하고 사회적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보았을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다양한 갈등이 줄어들고, 서로 다른 의견이 충돌할 때 도덕적 훈련과 공동의 가치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춘추전국시대(기원전 770년-221년), 중국의 일반 서민들에게는 긴 기간의 전쟁으로 인해 사회적 불안 및 혼란의 일상화가 진행되어 있었다. 장자와 순자의 철학적 접근 방식은 달랐지만, 춘추전국시대의 혼란과 변혁 속에서 '불안정'을 깊게 인지하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사유를 발전시켰다. 그들의 철학은 서민들의 삶에도 스며들며,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를 돌아볼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노자의 <도덕경> 속에 나오는 말이 있다. 바로 지자불언 언자부지(知者不言 言者不知)이다.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진정한 깨달음에 도달한 사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말로 하는 자는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지식과 진리는 언어로 다 담을 수 없으며, 직접적인 체험과 경험 속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는 인문학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사는 대로 생각하는 사람'에서 벗어나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이 되어 대한민국의 근간을 다시 세워야 한다.


Photo by B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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